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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뷰]여든 넘은 나이에도 꿋꿋이 새벽길 달리는 신문유통업 김민균 지국장밤 12시 기상…독자와 신의(信義) 위해 달려온 40년의 외길
김응곤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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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7  17: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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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6시까지 주행하며 신문 배달  
노인대학 대학장 맡은 후에도 변함없어

   
강진에서 신문유통업을 40년째 이어가고 있는 김민균 지국장은 현재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매일경제 등 10개 신문사 유통을 맡고 있다.
신문의 최 일선 현장인 신문보급소(지국)는 독자들에게 세상 소식을 전하기 위해 모두가 하루를 정리할 시간에 시작된다. 그래서 신문의 하루는 요일을 앞선다.

올해로 40년 넘게 강진에서 신문유통업을 이어가고 있는 김민균(84)지국장의 하루도 마찬가지다. 김 지국장의 하루는 자정 이전부터 시작된다.

   
김 지국장은 현재 노인대학 대학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짙게 깔리는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 때, 그는 도로를 쉼 없이 내달리며 사회에 희망의 불을 켜나간다. 오로지 독자와의 신의(信義)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던 지난 40년의 길이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김 지국장의 오토바이는 여전히 멈출 모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같은 시간, 같은 길을 쉼 없이 달리며 독자들에게 ‘세상을 보는 창’을 놓아주고 ‘희망으로 향하는 문’을 안내한다. 

● 수레바퀴처럼 살아온 40년…‘지구 12바퀴’돌았다
김민균 지국장은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등 현재 10여개 신문사 강진지국장을 지내면서 강진읍 전역으로 직접 신문을 배달한다. 지국장은 신문사와 배달‧판매 계약을 한 개인사업자다. 요즘은 종이신문 독자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 한 개 지국이 여러 신문을 배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노인대학 학생들의 건강관리도 틈틈이 돕고 있다.
김 지국장의 하루 일과의 시작은 최종적으로 신문이 발행되고 나서부터다. 시간은 대략 밤12시쯤이다. 이 시간대면 동아일보를 포함한 신문들이 속속 보급소로 도착한다. 대략 900부 정도가 김 지국장이 있는 보급소로 전달된다.  

이때부터는 김 지국장의 손길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신문 사이에 속지나 전단지를 넣는 삽지작업이 이때 이뤄지는데, 작업시간이 지체되면 신문배달이 늦어지고 그만큼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지국장은 “1시간여 동안 정신없이 신문을 분리하고 정리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그저 독자들과의 약속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다 보니 힘이 든다는 생각조차 할 겨를도 없다”고 웃음 지었다.

김 지국장의 신문배달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는 시간은 새벽 1시쯤이다. 골목길을 따라 주택 곳곳을 누비고 또 도로를 내달리며 이 상가 저 상가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면 6시를 넘어 동이 틀 무렵 배달을 마친다.

   
김 지국장은 신문을 배달하며 주민들과 늘 소통한다.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대략 40㎞정도. 일간지의 특성상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같이 신문이 발간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 달 평균 주행량이 1,000㎞를 넘어설 정도다. 금년 3월에 구입했다는 김 지국장의 오토바이는 주행계기판이 벌써 13,700㎞를 나타내고 있었다.

김 지국장은 “지난 40년 동안 골목골목을 누비며 강진읍내 전역을 주행했으니 그 거리가 얼마나 됐겠냐”면서 “지금까지 갈아치운 오토바이 대수만도 30대는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국장의 말대로 한 달 평균 주행량을 1,000㎞로 잡고 지난 40년간의 주행거리를 계산해보면 그 거리가 대략 48만㎞를 넘어선다. 지구 한 바퀴 거리가 약 4만㎞라 알려져 있으니 비교하자면 40년 동안 지구를 12바퀴나 돈 셈이다.  

40년 넘게 신문 일을 해온 베테랑이지만 힘들 때도 많았다. 특히 종이신문 특성상 날씨의 영향이 가장 크다.

김 지국장은 “가장 힘들 때는 아무래도 비바람이 불거나 눈보라가 휘몰아칠 때다”며 “그래도 어떠한 상황에서든 신문이 손상되지 않고 본래 모습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달돼야 한다. 그것이 나의 책무다”고 강조했다. 

   
김 지국장은 이른 새벽부터 배달을 하다보니 사회생활을 소화하기가 벅찰 때도 있지만 이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때론 황당하거나 속상한 일도 있었다. 김 지국장은 “신문을 직접 배달했는데 신문이 없다고 할 때는 정말 당황스럽다”면서 “그러나 최대한 신문을 다시 가져다 드리곤 한다. 차량을 타고 면단위로 넘어가 신문을 전달하고 온 기억도 수십 번이다”고 말했다.

하루가 이렇다보니 개인일정이나 사회생활을 소화하기가 벅찰 때도 있지만 이 또한 소홀히 하지 않는다.

김 지국장은 지난 1985년부터 강진새마을지도자 회장을 10년간 지냈고 1994년에는 국제 봉사단체인 국제와이즈멘 강진클럽 회장으로 활동했다. 강진군선거관리위원, 민주평통자문회의 부회장, 자치참여연대 강진군지회장 등을 역임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진군사회단체협의회장을 10년째 맡고 있으며 지난 0월에는 강진노인대학 대학장으로 취임하여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달려왔다.

김 지국장은 “봉사라는 게 거창해 보여도 사실 별거 없다”면서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이 다양한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그들에게 제가 가진 신문을 하나 둘씩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고 또 이런저런 사회활동을 하면서 지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함께 지역의 밟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야 말로 제가 할 수 있는 그리고 또 해나가고 싶은 봉사다”고 전했다.   
 
● 신문배달이 곧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
김 지국장은 올해 여든넷의 나이에도 남다른 건강을 자랑한다. 이렇다 할 지병도 없다. 심지어 사람들은 그를 10년은 젊게 볼 정도로 혈색이 좋다.

젊음을 유지하는 노인에게는 나름의 비결이 있겠지만 김 지국장이 전하는 건강유지법은 아주 간단했다. 신문배달이 곧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이고 그 속에는 강한 정신력과 책임감이 스며있다는 것이다.

김 지국장은 “내가 배달하지 않으면 수많은 가정이 신문을 못 본다”면서 “때문에 몸이 아프지 않도록 건강관리를 해나가는 것이 고객들을 위한 신의고 약속이다”고 강조했다. 김 지국장은 금연과 금주를 하고 있는지도 벌써 30년째라고 덧붙였다.  

그의 책임감은 ‘대상포진’도 막지 못했다. 몇 달 전의 일이었다. ‘대상포진’을 확진 받은 김 지국장에게 일주일 이상 입원하여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졌다. 치료도 치료지만 극심한 통증에 제대로 서있기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김 지국장은 “그 통증과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80평생 그렇게 지독한 병은 처음이었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쉽게 주저앉고 싶지도 않았다. 아프더라도 할일은 하자고 마음 먹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김 지국장은 끝내 입원을 거부했다 . 당장 내일이라도 신문을 기다리고 있을 독자들의 모습이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치료야 틈틈이 병원을 오가면 되는 것이었고 통증은 정신력으로 버티면 되는 일이었다. 

김 지국장은 “사람은 먹지 않고 살 수 없듯 누군가에겐 신문만큼 마음의 양식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 때문에 신문배달업은 강한 책임감이 있어야만 버틸 수 있는 것이고 사명감이 곧 생명력이다”고 전했다. 김 지국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신문배달을 하겠다는 각오다.  

김 회장이 가장 신경 쓰는 건 세월이었다. 80~90년대 신문이 배달되는 새벽 시간대면 대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가져다는 독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두터운 애독자가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요즘 새 구독자를 붙잡는 게 그때처럼 쉽지만도 않다.

김 지국장을 대신할 후계자를 찾는 일 것도 요즘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김 회장은 “벌써 2년 가까이 찾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서 “사실 젊은이들이 신문배달을 하는 건 예전이나 그랬지 요즘은 누가 이 일을 하겠나. 무엇보다 이 일은 책임감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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