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함께 강진의 밝은 내일을 열어갑니다”

 

지역민과 마주하는 김선우 서장의 미소는 늘 환하다. 주민과 소통을 할 수 있어 좋고 또 그러한 과정에서 생겨나는 치안 공감이 강진의 밝은 내일을 열 수 있는 원동력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쌓아가는 첫걸음은 언어를 매개로 한 대화다. 그리고 그 대화는 ‘소통과 공감’이 전제될 때 관계를 맺고 하나둘 쌓아 갈 수 있다.

시민과 경찰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소통을 통해 시민과 경찰은 수요자와 공급자 그 이상의 치안 동반자가 되고 결국엔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나간다.

지난 7월 강진경찰서 제 74대 서장으로 취임한 김선우(56)서장은 한정된 인력과 여건을 고려할 때 경찰의 힘만으로 사회안전망을 완성할 수는 없는 만큼 공동체 치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시민과 경찰이 서로가 인식의 벽을 허물어 협업 체계를 갖추고 소통을 통해 공통의 경험을 함께 나눔으로서 지역사회와 경찰이 공동체가 되고 치안의 완성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서장이 취임 이후 줄곧 지역사회와 소통을 통한 ‘치안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 “아이부터 노인까지 주민 모두가 치안공동체”

김 서장은 요즘 매주 한 차례 이상 노인회관을 찾는다. 주로 어르신들의 교통 안전과 치매 예방을 강조한다.

취임 4개월째를 맞은 김선우 서장의 ‘소통 행보’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오히려 그 열정과 의지가 갈수록 높아가는 모습이다. 그만큼 지역치안공동체의 ‘덩치’는 커지고 치안동반자로서 함께 내딛는 ‘발걸음’은 더욱 확고하다.

소통 대상의 계층은 다양하다. 어린아이부터 초고령 어르신까지 어느 누구하나 소홀함이 없다. 주민의 마음을 얻는 치안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주민이 필요한 사소한 것들에도 귀를 기울여한다는 김 서장의 원칙과 신념 때문이다. 그만큼 단 한명의 억울한 주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홀함이 없는 치안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지도 분명하다. 
 

김 서장은 최근 관내 초중고교 학생들과 사흘간 토론회를 진행했다.

김 서장은 취임하고 100일 만에 강진군에 등록된 단체 80여개 가운데 50개가 넘는 단체와 만남을 이뤄냈을 정도로 쉼 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의 건의사항을 듣고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해가는 식이다.

관내 11읍‧면 노인회관을 두 번씩이나 순회하며 노인 교통사망사고의 원인과 대책을 함께 고민했고 치매 등으로 인한 실종노인 인구 발생에 대해서도 지역의 여러 사회단체와 머리를 맞댔다.

때로는 토론회 자리를 만들어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 최근에는 관내 초중고교 학생들과 학교폭력예방을 주제로 나흘간에 걸쳐 토론회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자율운영위원회의 존재와 지원의 필요성을 깨달았다는 게 김 서장의 설명이다. 이 또한 어른들의 시각이 아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치안대책이다.
 

김 서장은 배식 봉사를 하면서 주민들의 사소한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

김 서장은 “이전과는 달리 높아진 군민수준에 맞는 치안서비스를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협업치안이 활성화 되어야 하고 그만큼 맞춤형 치안정책도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주민은 물론 노인, 여성, 아동, 장애인, 이주여성 등 사회적 약자가 범죄로부터 안전하고 일상생활이 편안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서장의 지역치안공동체 실현 의지는 이내 경찰서장실 수시 개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존의 격식과 형식이라는 굴레의 갑옷을 먼저 벗어버리는 리더십을 구사하고 한편으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치안활동의 문제점을 찾겠다는 의지다.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남다른 리더십으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서장은 “치안정책 또한 인지적인 이해가 아닌 감성적 공감의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지난 시대, 낡은 행태의 ‘지시적 통제’는 통하지 않는다. 진정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참여적 공감이 절실히 요구되는 사회인만큼 치안정책 또한 그에 걸맞게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 강진치안의 든든한 울타리…‘다산두레망’

관내 초등학생들이 강진경찰서장실을 방문하고 있는 모습.

앞서 말했듯이 주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치안은 김 서장이 가장 중점적이고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역점적인 분야다. 이를 통해 주민 지자체 등과 치안문제를 함께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김 서장의 공동체치안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최근 운영 중인 ‘다산두레망’은 그 대표적인 강진의 안전망울타리다.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치안협력네트워크를 새로 만든 것인데, 현재 관내 사회단체, 이장단, 택시 등 20개 단체에 소속된 70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강진경찰 1인당 주민 262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기관단체주민들과 협력을 통해 치안사각지대를 최소화한 셈이다.

김 서장은 “이러한 지역주민들의 참여는 수요자 중심의 치안서비스 완성에 꼭 필요한 것이며 오히려 공급자인 경찰도 든든한 마음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실례로 최근 관내에서 발생한 치매노인 실종사건을 ‘다산두레망’을 통해 2시간 만에 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동체 치안활동을 통한 치안지표 역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강진경찰서는 현장대응시간 목표 관리를 통해 올해 현장도착시간을 53초 이상 단축하는 성과를 이루는 등 전남 도내에서 가장 빠른 경찰서로 기록 중이다.

교통사망사고 또한 현재 도내에서 가장 큰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4건 사망사고는 올해 10월말 기준 5건으로 전년 대비 64.3%감소했다. 강진관내 절도 발생 건수 또한 감소한 반면 검거율은 전년대비 14.9%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서장은 “시민과 경찰이 공동체 치안을 해 나간다면 범죄뿐만 아니라 사고로부터 지역과 주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찰에 격려와 사랑을 주시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과 충고를, 그리고 잘못이 있을 때는 따끔한 질책도 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서장에게 강진경찰서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는지를 물었다. 김 서장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훗날 강진의 많은 사람들이 저를 기억하고 평가했을 적에 누군가는 이렇게 말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강진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서장이었다...’고 말이죠”


김선우 서장의 ‘독특한 이력’
 

경찰과 시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는 궁합은 아니다. 세상의 내면을 곱씹어 울컥 토해내는 시인의 섬세한 감성과 일반적으로 터프하고 삭막한 분위기인 경찰과는 정반대다.

김선우 서장은 그런 ‘물’과 ‘기름’ 같은 조합의 삶과 직업을 조화롭게 만드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다.  그만큼 이력도 독특하다. 지난 2008년 여름에 문예 계간지 ‘뿌리’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자칭 우산(雨傘)시인이라 부른다. 김 서장의 명함에는 경찰 계급과 함께 이름 그리고 시인이라는 글자와 호가 표기돼 있다. 김 서장은 최근 ‘강진’과 ‘다산 선생’등을 소재로 한 시를 여러 편 지어 지역 문학단체에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에는 지구대에서 근무하며 주민들과의 희로애락을 담은 ‘행복 파출소’라는 책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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