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안/편집국장

“단골 고객은 많지만 만들기가 쉽지 않아 이제 마을에서 3농가만 남았어요”
강진읍 남포마을에서 3대째 젓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박기홍씨의 말이다. 박 씨는 19살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젓갈을 만들어 오고 있다.

최근 화려하게 강진만생태공원을 장식했던 제4회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지난 3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에서 남포마을 음식부스에서 판매됐던 젓갈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젓갈은 박기홍씨를 비롯한 남포마을 주민들이 만든 젓갈이다.

관광객들은 남포마을의 젓갈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고 구입해가는 이들도 많았다. 2달후면 김장철이 다가오기 때문에 더욱 주부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이번 행사때만 남포멸치젓 5㎏ 통으로 약 200여개가 판매됐다. 물건이 부족해서 급히 박 씨에게 부탁해 물건을 추가로 가져와야 할 정도로 남포젓갈은 인기를 끌었다.

남포마을의 멸치젓은 역사가 아주 오래됐다. 강진과 제주도를 오가는 포구로서 역할을 할때부터 멸치가 많이 잡혔던 추자도와 교류를 해왔다.
 
추자도 주민들은 인근 바다에서 잡히는 생멸로 젓갈을 담았고 그 젓갈을 남포마을로 가져와 팔았다. 남포마을은 멸치젓의 집산지와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 곳에서 모인 젓갈은 남해안 일대와 전국으로 팔려나갔다. 시대가 바뀌면서 남포마을은 간척사업으로 포구로서 역할을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포마을 멸치젓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3가구 정도만 남아 멸치젓을 생산하며 명맥을 잇고 있다.

아직까지도 옛 맛을 잊지못하는 사람들은 남포마을 멸치젓을 주문하고 있어 서울과 경기도에서부터 인근의 해남과 완도 등 여러곳에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남포마을 멸치젓은 경쟁력이 있다는 반증이지만 고령화와 일손부족 등으로 점차 생산농가는 줄어가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마을내에서 10개 정도 농가가 남포멸젓이라는 이름을 달고 생산했다. 이제는 단 3농가만 남아있다. 박기홍씨도 멸젓만으로는 매출 상승이 쉽지 않아 보리굴비까지 생산하고 있다.

이제는 추자도에서 들어오는 생멸이 부족해 경남 남해에서도 들여오고 있다. 생산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점차 사라져가는 남포멸젓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갈대축제와 접목은 필요하다. 가을과 어울리는 강진만갈대축제에 남포마을을 중심으로 남해안 일대의 각종 젓갈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면 그 시너지 효과를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갈대축제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좋고 남포마을 주민들은 남포멸치젓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고 새로운 소득원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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