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산’ 잃어버렸던 이름 100여년 만에 되찾았다

보은산은 강진군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강진군을 바라보고 서 있다. 강진 군민들은 매일 산을 오르내리며 운동도 하고 강진읍내 전경을 감상하기도 한다.

요즘은 대부분의 강진군민들은 보은산이라고 부르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은산은 북산으로 많이 불렸다. 역사적으로 자료를 찾아보더라도 예부터 보은산이라 불리어 왔던 것은 명확해보이고 곳곳에 책자에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로 추정되지만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시기는 알 수 없지만 보은산을 북산이라 불렀다. 정확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언제부터 북산으로 불렸는지 시기는 알수 없다. 1961년 건설교통부 고시와 함께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각종 지도에는 ‘북산’이라고 표기되어 왔다.

보은산을 기록한 다른 문헌들을 찾아보면 1481년~1530년에 발행된 신동국여지승람권지37 산천조(山川條)에는 보은산으로 명시가 돼 있다.

또 조선 현종대 발행된 동국여지에도 보은산으로 나와있으며 1759년~1765년에 만들어진 여지도서와 1831년 청구도, 1861년 대동여지에도 보은산으로 나와있다.

가장 최근 기록은 1923년 강진군지이다. 이 군지에도 보은산으로 명시돼 있는 것을 감안해보면 20년대 중후반부터 60년대 사이에 갑작스럽게 북산으로 불리우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은산이 북산으로 불리우기 시작하면서 양광식 선생을 비롯한 지역 향토사학자들이 이를 보은산으로 바꿔야 한다고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강진군에서는 2002년 10월 23일 강진군지명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보은산으로 개칭했고 다시 옛 이름을 되찾았다.

보은산에서 또 하나 빠질수 없는 것은 바로 고성사이다. 보은산에 자리하고 있는 고성사는 강진읍과 가까워 읍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특히 사찰 마당에 오르면 강진읍내가 훤히 내려다 보여 멋진 ㅍㅇ광을 선사하기때문에 찾는이들이 많다. 주로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은 고성사를 둘러보고 보은산을 오르는 이들도 많다.

또 고성사에서는 매년 가을이 되면 가을밤과 어울러지는 산사음악회를 개최해 지역주민들과 불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10월 1일 대웅전 앞 무대에서 열일곱번째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도 비가 내렸지만 200여명의 많은 군민들이 찾아 인기를 실감케 했다. 여러가지 면에서 고성사는 군민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군민에게 친근감 있는 고성사는 범종이 예전부터 유명했다. 경회(景晦) 김영근 선생이 지은 금릉팔경에는 으뜸인 고암모종(高庵暮鐘) 시구에 ‘우두봉 산기슭에 조그마한 절이 있어 저물어 우는 종을 사람마다 들어보오’라고 읊고 있다.

196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아침, 저녁으로 읍내 전체에 울려 퍼지는 고성사 종소리는 강진읍교회 종소리와 함께 강진읍민의 시계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70년대 전후에 범종이 없어지면서 종소리는 자취를 감췄다. 그 과정에서 절도 황폐화됐다.

1993년 고성사의 옛 명성을 되찾자며 100여명의 불자와 지역유지들이 뜻을 모아 범종 복원사업을 펼치고 1999년 범종각을 다시 복원해 건립했다.
 
새천년을 맞이하여 강진군 주관으로 2000년 1월 1일 0시에 새천년맞이 고암모종 타종식을 첫 번째 행사로 성대히 치렀다.

이때부터 매년 새해 첫날 0시가 되면 고성사에서는 타종식이 열리며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군민들에게 좋은 기운을 복돋워주고 있다.

예전에 사라졌던 종소리를 교훈 삼아 강진군과 보은산의 명물인 고성사와 범종을 잘 보존해 지역의 후손들에게도 고성사 범종의 은은한 소리를 전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리=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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