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 갈대축제가 열리는 10월 말과 11월 초는 주부들이 김장준비를 위해 젓갈을 준비하는 철이다. 이번 갈대축제때에 남포마을에서 마련한 5㎏ 통만 200여개 정도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갈대축제와 젓갈이 긍정적으로 묶여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갈대축제는 아이템을 정해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기가 어려운 축제다. 바다와 갈대를 구경하며 즐기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갈대밭 입장료를 받을 수는 없는 형편이니 요즘 흔히 이야기되는 수익성 있는 축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를 보완해줄 소재가 바로 젓갈이다. 우선 행사가 열리는 남포마을은 80년대초반까지 우리나라 서남해안 섬에서 잡히는 각종 수산물이 집산되는 곳이었다. 그 안에 당연히 젓갈이 있었다. 남포젓갈은 맛좋은 추자멸을 가져다 숙성시켜 판매해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인근 청산도는 물론 멀리서는 거문도에서까지 수산물이 모이는 곳이 바로 남포였다. 완도와 장흥, 고흥에서 잡힌 수산물은 대부분이 남포를 통해 유통됐다고 보면 될 정도다.

지금은 젓갈을 비롯한 수산물의 유통구조가 많이 바뀌었으나 남포의 젓갈역사는 큰 자산이다. 전라남도 지역에서 남포만큼 젓갈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곳은 없다. 전국적으로 볼때 서해안에는 전북 부안과 충남 논산 지역을 중심으로 젓갈축제가 개최되고 있지만 아직 남해안에서는 젓갈축제가 없다고 한다.

갈대축제장 주변에 젓갈축제 공간을 마련해 남해안은 물론 서해안 젓갈까지 판매하는 큰 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강진만 갈대축제장에 가면 갈대도 구경하고, 김장할 젓갈도 가장 좋은 것을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가면 강진만 갈대축제는 지역경제에 효자축제가 될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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