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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가린 나무들, 끈적 끈적한 습기 … 다산초당이 신음하고 있다
오기안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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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30  19: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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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경제수림으로 삼나무 식재
93년 한차례 벌목했지만 다시 자라나
연못 있어 원래 습기 많은 곳

본관과 동암 등 방 전체 곰팡이 점령
보호위해 대대적인 나무 벌목 필요


   

  다산초당 본관의 모습이다. 1959년 당시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뒷편에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당 주변에도 나무들이 많아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습기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시대 최고 실학자중 한명인 다산 정약용. 그는 유배온 강진에서 18년간 지내면서 목민심서 등 600여권의 책을 만들어냈다. 바로 그의 흔적이 남아있는 다산초당은 전국에서 그가 살았던 흔적을 보기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최근 다산초당은 습기와 곰팡이 시달리며 힘들어하고 있다. 바로 초당 근처에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 때문에 햇빛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다산초당을 오르는 입구에서 뿌리길과 암반길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다산초당과 서암, 동암이 나타난다.

입구에서 초당까지 오르는 길목 곳곳에는 크고 작은 나무들이 울창하게 들어섰다. 여러 나무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커다란 삼나무가 많이 번식하고 있다. 어떤 나무들은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이동을 방해하기도 하고 나무의 지름도 성인이 두 팔로 감싸기 어려울 정도로 크기 큰 나무들이다.

하늘 보지 못하는 건물들

   
 초당 앞 계단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계단 주변으로 길게 뻗은 삼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삼나무는 예전부터 이 곳에서 자란 나무가 아니라 60~70년대 경제수림으로 가꿔진 나무였다. 본래 다산초당 주변은 녹차나무 자생지로 예부터 산 자체가 다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정약용 선생의 호(號)도 이곳에서 유래됐다는 말도 있다.

이 곳을 관리했던 故 윤방현 선생의 생전 증언에 의하면 다산초당 주변은 아름드리 적송나무가 자생하고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베어진 후 거의 민둥산으로 방치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60년대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삼나무를 식재한 것이다.
 
당시만 하여도 삼나무는 배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효용가치가 높은 경제수림이었다. 돈이 되는 나무를 심자는 차원에서 심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쓰임새가 사라지면서 지금까지 울창하게 번식한 것이다.

예전에도 다산초당 주변에 울창하게 들어선 삼나무때문에 한차례 벌목을 시행한 적이 있었다. 1993년 다산초당 주변에 수백그루의 삼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빽빽이 식생하고 있어 다산초당 보호를 위해 벌목을 추진했다.

윤방현 선생의 허락을 받고 1차로 초당 주변 삼나무 70여 그루와 2차로 초당 진입로 삼나무 50여 그루와 서암 앞 지름 50~60cm의 상수리나무 등 80여 그루를 벌목하여 햇빛이 들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26년이 흐른 지금 다산초당 주변은 다시 나무들로 울창하다.

특히 초당 주변은 하늘로 길게 뻗은 삼나무들이 가득하다. 삼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다보니 원래 다산초당 주변에서 자라고 있던 동백나무와 차나무는 햇빛을 보지 못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서 삼나무와 상수리나무만 울창하게 자라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습기때문에 건물 내부에 곰팡이 퍼져

   
 초당 본관 내부의 천장과 벽면의 모습이다. 방 전체에 검은빛을 띄는 곰팡이들이 퍼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본래 다산초당 주변은 산에서 계곡물이 흘러내려와 연지석가산을 거쳐 산 아래로 흐르기때문에 항상 습기가 많다. 최근에도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계곡에는 많은 양의 물이 흘러내린다. 햇빛은 들지 않고 습기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곰팡이가 쉽게 퍼져나가는 것이다.

다산초당 건물은 현재 곰팡이에 점령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각하다. 다산 선생의 초상화가 모셔져 있는 방은 관광객들을 위해 항상 열어놓다보니 곰팡이가 적지만 양쪽에 있는 방 2개는 곰팡이가 방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우측 방의 경우 문을 열자마자 퀘퀘한 습기와 곰팡이 냄새가 가득하고 천장에서부터 벽면 문의 창호지에 이르기까지 검은색의 곰팡이가 가득한 상황이다.

초당 주변 과감한 벌목 작업 필요

   
 동암의 문 창호지에도 짙은 녹색을 띈 곰팡이들이 퍼지고 있다.
좌측방의 경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하지만 천장과 벽지를 중심으로 곰팡이가 점차 퍼져나가고 있어 시간이 조금 더 흐를 경우 우측방과 마찬가지로 곰팡이가 확산될 가능성은 높다. 이는 동암과 서암도 마찬가지이다.

서암은 주말이면 문화관광해설사가 찾아와 문을 열어놓기 때문에 동암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동암은 문의 창호지에까지 곰팡이가 생겨날 정도이다. 문 창호지에 있는 녹색의 곰팡이를 손으로 문지르자 손에 묻어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역시 나무들을 벌목해 햇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다른 나무들까지 자라지 못하게 막는 삼나무를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벌목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1959년 당시 다산초당의 모습이다. 초당 주변에 몇그루의 나무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보다 기단도 훨씬 낮은 편이다.
이같은 상황에 강진군에서도 다산초당 보호를 위해 나무 벌목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다산초당 탐방로 정비사업으로 1억4천만원의 설계비가 내려와 다산초당으로 오르는 길목과 주변정비 사업을 위한 설계가 진행중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는데 이 사업에 다산초당 앞 삼나무들을 집중적으로 벌목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선정 직전에 현장을 찾아온 문화재 분야 전문위원들도 다산초당 주변에 나무들이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산의 제자로 알려진 초의선사가 그린 다산초당도.
군관계자는 “문화재 위원들도 벌목에 동의해 내년에 벌목 규모와 위치 등을 정해 진행할 계획”이라며 “삼나무 등 불필요한 나무들을 중심으로 집중 벌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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