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리터 개수로 식당 매출 파악

환경미화원들, “가능한 얘기”

“한 개, 두 개, 세 개...전날 매출이 300만 원 이상 되지 않았을까요”

지난 24일 강진 오감통의 식당거리. 주민 A씨가 지인들과 함께 길을 걷다 어느 한정식당 앞에 멈춰서더니 갑자기 인근에 쌓인 쓰레기봉투의 개수를 세기 시작했다. 50리터짜리 대형봉투였다. 봉투 속에는 식당에서 배출된 것으로 보이는 테이블덮개와 식기류 포장재, 화장지 등의 일반쓰레기가 가득했다.

A씨는 50리터 쓰레기봉투의 개수를 토대로 해당 한정식당의 전날 매출이 적어도 300만을 넘었을 것이라는 계산을 내놓았다.

한정식당들의 경우 보통 9~10개 테이블에서 배출되는 쓰레기가 50리터 봉투 한 개를 채운다는 이유에서다. 한정식 한 개 테이블의 비용을 최소 10만원으로 놓고 봤을 때 50리터 쓰레기봉투가 3개 놓였으니 적어도 전날 매출이 300만원을 넘는다는 계산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웃음으로 일관했다. 쓰레기봉투의 양을 토대로 식당의 장사가 잘됐고 안됐는지를 판단하는 거야 단순한 논리인 줄은 알겠지만 개수로 전날 매출을 파악한다는 게 다소 엉뚱한 소리로 들렸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억지 셈법’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A씨의 말처럼 식당에서 배출된 쓰레기봉투의 개수만으로 매출의 여부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게 정말 가능한 것일까.

이에 한 한정식당 관계자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닐 때도 있는 것 같다”며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소규모의 일반 식당 관계자들은 아예 허무맹랑한 얘기라며 코웃음을 치기까지 했다.
 
반면 강진군 환경미화원들은 어느 정도 파악은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환경미화원들에 따르면 한정식당과 같은 식당들의 경우 4인 기준을 한 상 차림으로 놓고 봤을 때 일반적으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이라는 것.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음식물쓰레기는 따로 배출되기 때문에 쓰레기봉투에 담기는 것들만 놓고 본다면 아예 틀린 셈법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력 5년차 환경미화원 A씨는 “한정식당의 경우 보통 테이블 열 개에서 배출되는 일반쓰레기가 50리터 봉투 한 개 정도를 채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환경미화원들 사이에서도 많이 알려진 얘기다”고 전했다. 앞서 언급한 주민 A씨의 셈법과도 비슷한 계산 방식이다.  

환경미화원들에 따르면 강진읍내 한정식당의 경우 많은 곳은 50리터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4~5개의 쓰레기봉투를 배출하며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10개를 넘게 내놓는 한정식당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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