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구초와 작천초서 운영, 활력 불어 넣어

추석앞두고 제주도 출향인 부부도 입학문의 관심집중

대구초등학교 1학년 할머니들이 2,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즐겁게 놀이를 즐기고 있다.
지역내 초등학교 학생수 감소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올해 2월을 기준으로 14개 초등학교중 11곳이 신입생이 10명이 되지 못했다.

많은 초등학교가 학생수 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할머니 학생들이 작은 학교 살리기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교생 22명의 대구초등학교는 올해 위기를 겪었다. 96년 세월을 견뎌온 학교는 올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신입생이 없었다.

신입생을 받지 못하면 학급수가 줄어들고 교사도 2명이 줄어들어야 했다. 자연스럽게 복식 수업하는 학년도 늘어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이 되자 재학생 학부모들도 동요하며 전학가겠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학교 존립 자체가 위험한 순간이었다.

이때 대구초와 강진교육지원청에서는 머리를 맞대 해결방법을 찾았고 할머니 학생들로 눈을 돌렸다. 당시 대구 항동마을에는 군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가 운영중이었다.

이 학교에는 10명의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고 있었고 학교에서는 할머니들을 학교로 유치하고자 했다. 끈질긴 설득 끝에 항동에서 황복님, 이용금, 박단순 할머니가 입학을 결심했고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백사마을의 이복순, 박종심 할머니와 남호마을 김매예, 황월금 할머니까지 입학을 하기로 하면서 총 7명이 1학년으로 입학하게 됐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5월에는 학교를 폐교위기에서 구한 할머니들의 사연이 뉴욕타임즈에 소개되면서 전국에 알려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할머니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면서 대구초등학교로는 내년에 입학하고 싶다는 만학도들의 문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한 출향인 부부의 경우 부부가 모두 강진으로 이사와 집을 구해 내년에 1학년으로 입학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벌써 내년에 입학의사를 밝힌 만학도들만 5명에 이르고 있을 정도이다. 아직 9월인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입학을 원하는 할머니들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대구초로 할머니들의 입학 문의가 이어지면서 강진교육지원청과 전라남도교육청은 입학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학교장의 허락만 있으면 할머니 학생들이 입학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도교육청의 인가가 있어야 가능해졌다.

지역내 초등학교중 할머니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곳은 작천초등학교도 있다. 이 곳은 대구초등학교보다 앞서서 할머니 학생들을 학교에 받아들였다.

지난 2017년부터 4명의 할머니들이 손자뻘되는 아이들과 함께 같은 교실에서 3년째 공부를 해오고 있다. 어렸을 때 집안 형편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입학을 하고자 고민했고 학교에서도 길을 열어주면서 할머니 학생들의 입학이 허락됐다.

현재 중앙초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10명이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심각한 곳은 전교생이 20~30명 수준으로 1~2년동안 신입생을 받지 못할 경우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같은 현실에 대부분의 초등학교들은 신입생을 받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할머니 학생들을 학교로 받아들임으로써 학생수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새로운 대안으로 적극 검토해보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지역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할머니들이 늘어나면서 학교에 입학하려는 의지가 있는 할머니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면단위 초등학교들이 학생수 감소 문제로 폐교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고령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학교에 입학시키는 방법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먼저 할머니 학생들을 받아들인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장점들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먼저 할머니 학생들의 경우 배우고 싶어도 글을 배우지 못한 한이 남아있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를 한다. 이런 모습은 함께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로 전달돼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할머니들의 경우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학교에서 행동들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바른 학교 생활 태도로 연결되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초의 경우 유치원 원아들은 아침에 할머니들과 함께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하면서 할머니의 정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인성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장점들도 많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숙제는 많다. 기존 6학년 초등학교 제도가 고령의 할머니들에게는 너무 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학교 관계자들은 4년정도 학교를 다니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또 할머니 학생들만을 위한 반을 편성한다거나 할머니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 마련 등 제도적인 뒷받침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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