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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투리]골프와 콩나물
주희춘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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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5  12: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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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양을 기르던 목동들이 끝이 구부러진 나뭇가지로 돌멩이를 날리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897년경 함경남도 원산항을 통해 골프가 들어 왔다는 설이 있다.

강진에 골프 연습장이 처음 등장한게 1982년이다. 강진읍 박병춘 선생이 남성리 지금의 산림조합 주유소 뒷쪽에 골프연습장을 세웠다. 길이는 70m, 폭이 50m, 타석을 9개 갖춘 번듯한 연습장이었다.

당시 강진에 골프연습장을 만든 것은 생소함 자체였다. 골프장은 광주‧전남에 아직 한 곳도 없고, 연습장은 광주의 신양파크호텔과 호텔 바로 옆에 개인이 운영하던 골프연습장등 딱 두 개가 있을 때였다.

목포에 연습장이 있었으나 허허벌판에서 공을 놓고 치는 수준이었다. 연습장 다운 연습장으로는 전남지역에서는 강진이 처음 생겼던 것이다.

초창기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잡았던 1세대는 당시 도립병원 원장이었던 차옥남 선생을 비롯해 윤청연, 서재호, 위성준, 김창문 선생등이 꼽히고, 그 다음 세대로 서영창, 이학수, 오선옥, 방철수, 오순탁 선생등이 거론된다.

장흥이나 영암의 기관장들도 강진에 골프연습장이 있는 것을 크게 고마워하며 애용했다. 전남에 골프장이 없던 시절이라 연습장에서 일정기간 실력을 쌓으면 멀리 수도권이나 경상도까지 원정을 다니곤 했다. 골프장에 가다가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주민도 있었다.

박병춘 선생이 4년정도 운영하다 연습장을 접었으나 강진의 골프연습장 문화는 계속됐다. 강진읍 서성리에 오순탁 선생이 그린골프연습장을 세웠고 이후 황호용 현 문화원장을 거쳐 홍택군 사장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운영이 계속됐다. 지금은 그 자리에 남양휴튼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

이번에 KPGA에서 우승한 이재경이 처음 골퍼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곳도 바로 읍내 골프연습장이었다. 열 살이던 2008년, 콩나물 공장을 하던 아버지와 그린골프연습장을 가서 골프채를 이용해 공으로 공 맞추기를 하는데 놀랍게도 10개 중 8개를 맞췄다고 한다.
 
골프 신동이란 말이 그때 나왔다. 각종 대회를 휩쓸어 갔다. 지역에서 후원회도 생겨났다. 강진의 오랜 골프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재경이 전국 골프인들의 남다른 관심을 받은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콩나물 공장을 하면서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는 점이 컸다. 별명도 ‘재콩’이다. 부모님이 콩나물 공장을 해서 생긴 별명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콩나물을 거꾸로 세워보면 영락없이 골프채를 닮은 모양이다. 강진콩나물이 이재경을 키웠다고나 할까. 콩나물 크듯 이재경이 쑥쑥 더 크길 바란다.  <주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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