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곤/취재부장

“쓰레기를 이런식으로 버리면 어떡하냐”
“왜 나한테만 그러냐. 여기 버려진 쓰레기도 다 똑같지 않느냐”

지난 1일 읍 동성리의 한 빌라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 여성이 커다란 검은 봉지에 담긴 쓰레기를 빌라 앞 전봇대에 버리고 가려다 빌라 주민에게 적발되자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언성이 높아지고 주변에 사람들의 시선이 더해지면서 말다툼은 5분 만에 끝이 났다. 여성은 결국 자신의 쓰레기를 되가져갔지만 전봇대 주변은 무단으로 투척된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들이 상당 수 남아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관내 곳곳을 둘러보면 무단투기 된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도덕성의 실종’이다. 무엇보다 주택밀집지역 공터나 대로변까지 쓰레기 투기가 무분별하게 행해지고 있는 모습은 지역사회의 기초적인 질서까지 어지럽힐 정도다.

쓰레기장의 법칙은 아주 간단하다. 누군가 전봇대 옆에 몰래 쓰레기를 가져다 놓으면 어느 순간 자연스레 그곳은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해있다. 이렇다보니 이제는 주민들도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 만성이 돼서 그러려니 하는 태도를 보인지 오래다.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대량소비시대로 접어들면서 쓰레기 양이 늘어나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주민의식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해서 버리고 생활폐기물은 쓰레기봉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가전제품과 같은 생활폐기물은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면 지자체에서 해결해준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편해하거나 최소한의 비용마저 아끼려는 생각이 공동체사회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을 깨트리고 있는 셈이다.

군은 올 초부터 지난 8월말까지 쓰레기 무단투기자 17명을 적발해 700여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올바른 쓰레기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는 일부 반발을 의식한 소극적 행정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계도와 단속이 필요할 것이다.

모든 주민이 편의적이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주변조성의 의무와 책임이 자치단체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농촌사회도 경제적으로 어엿한 대도시 반열에 올라서고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있는 만큼 주변 환경도 변해야 한다. 그 본질적인 대책은 주민의식이고 그 다음에는 강력한 행정조치를 단행하는 일이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