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횟집 화재 사건 … 긴박했던 새벽 2시간

새벽 운동가던 주민이 신고, 잠다던 주인도 전화로 깨워

가거도횟집 화재 이후 모습이다. 강진군과 강진경찰은 안전사고를 대비해 주변을 통제했다.
지난 25일 오전 4시께 강진읍 동성리 모 횟집 앞. 동이 트기 전 어둑한 새벽에 등산을 가기위해 길을 나섰던 위모씨(75)의 눈에 이상한 광경이 목격됐다.

바로 앞 ‘횟집’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였다. 가까이 확인해보니 현관문 너머로 불꽃이 일고 있었다. 분명한 화재였다.

위씨는 다급히 전화기로 119를 눌렀다. 곧이어 횟집 주인 김모(64)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위씨의 집은 횟집과 1분 거리에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평소 알고 지내온 터라 연락처를 갖고 있었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불이 난 횟집 안에서는 김 씨와 부인 최모(58)씨가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화는 쉽게 연결되지 않았다. 연결음만 한없이 이어졌다. 그러는 사이 불길은 가게 안쪽으로 점점 번져가고 있었다. 불이 났나는 소리에 이웃의 다른 주민들까지 밖으로 나와 소리를 질렀다.
 
다행히 주인 김 씨와 최 씨가 눈을 떴다. 그 사이 연기는 가게 안을 뒤덮었고 불길은 건물 밖으로 새나왔다. 김 씨와 최 씨는 다행히 뒷문을 통해 빠져나왔다.

당시 상황에 대해 부인 최 씨는 “전화를 받고 화재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가게 안은 연기가 자욱했고 어떻게 할 줄을 몰라 우왕좌왕했다. 어떻게 빠져나왔는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인 최 씨는 탈출과정에서 연기를 조금 들여 마셨다고 전했다.

화재는 소방대원들이 30여분 만에 진화에 나서면서 옆 건물로 번지는 피해를 막았다. 화재발생을 보고 받은 이승옥 군수도 새벽시간에 현장에 나와 상황을 점검했다. 소방당국은 화재로 건물 30.5㎡가 소실되면서 소방서추산 1,4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강진경찰서 관계자는 “주변 CCTV분석 결과 가게 수족관에서 불꽃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선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연에 의뢰하는 등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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