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초 태종 이방원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남쪽 해안에 왜구가 자주 출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광주 광산구에 있던 전라병영을 해안가 강진으로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성을 쌓아야 했다.

태종이 책임자로 고른 사람은 평소 각별하게 신임하던 개국공신 마천목 장군이었다. 그는 전라병영성 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마천목(馬天牧)장군은 이름부터 전형적인 무장 분위기다. 하늘을 날으는 용감한 말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적들을 위협하고 부하들에게는 위엄을 주는 것 같다. 이름이 그 사람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나 할까. 정유재란때 크게 활약한 강진출신 명장 김억추 장군의 이름도 용맹스런 군인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마천목 장군은 2016년 3대대가 ‘지역출신 호국인물과 연계한 부대명칭 제정방침’에 따라 마천목부대로 이름을 바꾸면서 그 이름이 다시 등장했다.

엊그제 광복 74주년을 맞아 마천목부대장이 지역내 국가유공자를 위문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큼직하게 나온 부대장의 이름이 눈길을 끈다. ‘마천목부대 대대장 이대왕’. 이름이 대왕이다.

마천목부대에 이만큼 어울리는 부대장 이름이 또 있을까 싶다. 전형적인 무인의 기질을 풍긴다. 하지만 사진속 ‘대왕’의 얼굴은 이름과는 달리 전형적인 미남형 대한민국 군인이다.   

기사를 보니 이대왕 부대장과 위문을 함께 간 예비군 지역대대장들의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예전에 예비군 중대장으로 불리던 사람들이다. 강진군지역대대장은 이름이 용종철이다.

그냥 평범한 이름의 분위기는 아니다. 도암‧ 신전면대장은 더 쎄다. 이름이 장대정이다. 이름을 거꾸로 읽어보면 정대장이다. 대왕과 대장이 한부대에 소속된 모양새가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20여년전까지만 해도 3대대와 지역민들의 관계가 아주 친밀했다. 방위병이 500명이 넘고 한집 건너에 예비군이 있던 시절이다. 3대대 장교들은 읍내 상가의 귀한 손님이었다.

방위병들이 지역상가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풋호박이나 가지를 들고 예비군중대본부를 찾아온 촌로들도 있었다. 방위병 아들을 맡고 있는 예비군중대장에게 정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군부대와 지역사회의 교감이 예전만은 못하다.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 하지만 나라를 지키겠다고 외지에서 강진까지와서 근무하고 있는 군인들이 지금도 많다.

재난이 닥쳤을때 항상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지역 농특산물도 많이 소비한다. 예전의 따끈따끈한 정이 되살아날 수야 없겠지만 우리가 고마운 마음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다. <주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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