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버스터미널은 택시가 길게 줄을 서는 곳이다. 터미널안에서 나오는 손님들을 기다리는 줄이다. 제일 앞차가 손님을 태워 움직이면 뒷차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다시 뒤에 있는 차들이 앞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형태다.

보통 10여대의 택시가 한 줄을 이루는데, 제일 뒤쪽에서 제일 앞쪽까지 오는 시간이 짧게는 1시간 30분에서 길게는 두시간까지 소요된다고 한다. 손님이 많아서 차량 소통이 많아지면 그만큼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지만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대기시간이 훨씬 길어진다는 것이다.

한 곳에서, 그것도 앞차가 움직이면 조금씩 움직이면 그만큼 앞쪽으로 차량을 이동하면서 두시간 가까이 대기하는 것은 이만저만 힘겨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이나 혹한이 몰아치는 겨울철이면 운전사들의 고충은 이중삼중이 된다.

대기하면서 계속 차안에만 있을 수 없어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데 이때 더위나 추위와 싸워야 하는 것이다. 한여름에는 연일 35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기 때문에 차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대기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부담스럽고 겨울에는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차에서 시동을 켜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그마저도 연료가 소모되는 시간이다.

이런 조건인데도 터미널 주변에는 별다른 쉼터가 없다. 터미널 주변에 작은 벤치 3개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전부다. 그중 2개는 개인택시 기사님들이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한다. 군에서 그나마 벤치와 우산형 그늘막을 설치해 놓았으나 턱없이 부족하다.

터미널 주변에 서너평의 공간이라도 만들어서 여름이면 에어컨이 나오고 겨울이면 난방기가 가동되는 운전기사 휴게실 하나 정도를 설치하면 어떨까 한다. 택시운전사들을 위한 복지시설이지만 한편으로 지역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부대시설이 될 수 있다. 택시운전사들은 최전선에서 관광객들을 만나 우리 강진을 홍보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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