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손님기다리는 택시기사님들의 ‘여름나기’

대기시간 30여분 증가 … 가을 3대 축제 대목 기대
폭염과 혹한기 쉼터없어 불편, 대기장소 마련 필요


터미널을 중심으로 10여대의 택시들이 승강장을 따라 길게 줄지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1시간정도 대기하면 손님들을 태우고 나갔지만 올해에는 30여분 정도 대기 시간이 늘었다.
택시는 버스와 함께 지역 주민들에게 없어선 안되는 교통수단이다. 그와 동시에 지역 경제 상황을 알 수 있는 지표라고도 하고 강진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먼저 지역을 알리는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현재 지역내 택시는 총 112대가 운행되고 있다. 그중 개인택시가 56대이고 나머지는 회사에 소속된 택시들이다.

강진읍을 기준으로 택시는 크게 3곳에서 대기하며 손님들을 기다린다. 개인택시 기사님들은 터미널 로터리 주차장 맞은편에 있는 개인택시 사무실에서 대기하며 손님들의 전화를 기다린다.
 
이 곳에서는 차가 들어오는 순서대로 순번을 정하고 택시를 요청하는 전화가 오면 순서대로 손님을 태우러 가고 있다. 또 회사에 소속된 택시들도 마찬가지이다.

기사님들이 사무실외에 대기하는 또 다른 장소는 바로 터미널이다. 이 곳은 강진읍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곳이기도 하고 택시를 탑승하는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택시들은 보리수식당 앞부터 신한약국 앞에 있는 택시승강장까지 대기한다. 손님들은 승강장에서 차례로 택시를 탑승하고 뒤에 있는 차가 앞으로 나오는 시스템이다.

보통 기사님들은 오전 7시 정도면 이 곳 터미널에서 대기하기 시작하며 24시간내내 이 곳에서 대기하고 손님들을 기다린다.

일반적으로 낮시간에는 많은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고 야간시간에는 사람들의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4~5대 정도만 남아 야간 손님들을 기다린다.

오전 7시에 대기를 시작한 기사님들은 오후 6~7시 정도까지 근무를 하고 새벽에 근무할 기사들은 오후 2~3시 정도부터 대기를 시작해 새벽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주로 고령의 기사님들은 낮시간, 젊은 기사님들은 야간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택시기사님들의 대기시간은 대략 얼마나 될까? 지난해에는 여름에 청자축제와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관광객들이 많아 보통 1시간정도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손님이 많을때는 40분정도 대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청자축제가 가을로 옮겨가면서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줄어들어 1시간30분~2시간정도 대기해야 손님들을 태우고 나갈 수 있다.

손님이 없을 때는 2시간 30분이상 대기할 때도 종종 생긴다. 이는 바꿔말하면 예년에 비해 강진을 찾아오는 외지 손님들이 줄어들었다는 말이 된다.

터미널에 대기하는 기사님들은 대부분 관광명소가 많은 도암이나 대구, 마량, 병영 등을 찾아가는 관광객들을 기대한다.

주로 관광지까지 택시를 타고 가는 손님들은  왕복 운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택시 입장에서는 큰 고객인 셈이다.

하지만 2시간가량 대기해서 읍내 기본요금의 거리를 가는 손님을 만나게 되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 경력 30년의 한 택시기사님은 “작년에는 터미널에 1~2시간 대기하다가 태운 손님의 목적지가 기본요금만 나오는 읍내 가까운 곳이면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올해에는 여름 휴가철임에도 손님들이 줄어 읍내권 손님들마저도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목적지까지 친절하게 모셔다 드리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누구보다 먼저 강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는 택시기사님들은 여름과 겨울철 가장 일하기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종일 터미널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별다른 쉼터가 없기 때문이다. 터미널 주변에 작은 벤치 3개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전부이다.

그중 2개는 개인택시 기사님들이 가져다 놓은 것이고 군에서 벤치와 우산형 그늘막을 설치해놓았다. 한여름에는 연일 35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기때문에 차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대기하고 있고 겨울에도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차에서 시동을 켜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택시기사님은 “택시 기사님들 대부분이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경우가 많은데 여름과 겨울철에는 대기장소가 없어 시동을 켜고 차에서 기다려야만 해 경제적으로 힘들다”며 “냉난방 시설이 있는 쉼터를 마련해주면 감사한 마음으로 강진을 알리는 홍보대사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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