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건물 경매절차 진행 중 …

3회 유찰,  가격 21억까지 떨어져
주민들, “장기간 방치될 경우
안전·사회문제 이어질 가능성 커”


강진마디로병원이 폐원한지 일 년이 지났지만 제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우려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건물이 자칫 흉물로 전락해 도심의 미관을 저해하고 청소년의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인데, 건물의 활용방안 모색과 더불어 관리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난 23일 찾아간 읍 마디로병원. 건물 앞에 내걸린 ‘매매’현수막은 줄이 끊어진 채 바람에 나부꼈고 그 주위로는 성인남성의 키 높이만큼 자란 수풀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병원 중앙출입문 옆으로는 온갖 쓰레기가 눈에 띄었다. 출입문은 굳게 잠겼지만 창문 너머로 들여다본 1층 내부는 휠체어와 각종 병원자재 도구들이 그대로 남겨진 상태였다.

마디로병원은 지난 2012년도 남성리 옛  KT&G건물을 철거하고 6층 높이의 준종합병원급 규모로 문을 열었다. 개원 당시 2개의 정형외과를 포함해 내과, 일반외과, 통증의학과 등 6개 과목을 갖췄는데, 농촌 노인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고관절 등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으로 유명했다.

특히 허리, 무릎, 어깨 등의 치료에 있어 전문 병원으로 이름을 알리며 강진뿐만 아니라 장흥, 완도, 해남 등의 지역민도 자주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고 개업 1년 5개월여 만에 수술 800회를 돌파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2016년도에는 강진지역 최초로 외국인환자유치 병원으로 선정됐었다. 

마디로병원에 경영악화설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도 이후부터다. 마디로병원은 정형외과 외에 소아과 등 여러 가지 과를 동시에 개설하고 외부 의사들도 영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를 했지만 인구감소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환자수가 줄어들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대와는 달리 지역의 미흡한 수익구조를 견디지 못하고 매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졌다. 적자운영과 함께 의료 인력을 구하기 힘든 지역의 현실적인 문제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고 병원은 결국 작년 7월 폐업신고를 했다.

토지 1806.2㎡(546평형)와 건물 2824.6㎡(854평형)은 경매로 넘어갔다. 지난 2018년도 기준으로 토지와 건물 감정가액은 총 42억6천3백여만 원으로 건물이 31억여원, 토지 11억여원을 나타냈다. 문제는 폐원 후 건물 부지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나 활용방안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부동산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마디로병원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경매가는 21억8천여만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3번의 유찰을 겪으면서 기존 감정가보다 20억원 가까이 가격이 크게 떨어졌으나 주인이 나타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내부에 각종 장비와 시설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또 다른 병원이 들어서지 않은 이상 적잖은 걸림돌이 될거란 분석이다. 한 때 병원건물을 숙박시설로 활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 나돌기는 했으나 이러한 소문도 사라진지 오래다. 

관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병원으로서의 활용방안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1년 간 건물이 방치된데다 리모델링 비용만으로 수억 원이 들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매입에 나서려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자체가 적극 나서 건축물에 생명을 불어넣은 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주로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공공시설이나 임대주택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이 그 대표적이다. 

주민들은 “대형건물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안전과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병원이 도심의 흉물로 자리 잡지 않도록 행정적 차원에서의 관심과 관리를 지속적으로 이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사유재산으로 지자체에서 임의로 어떠한 조처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미관 저해요인 등에 대해서는 건물 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관리방향을 모색해 나갈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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