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유지에 무단으로 전신주 설치해 빈축

밭 진입로에 세워진 전신주의 모습.
한전이 전력공급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유지에 전신주를 무단으로 설치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A씨는 최근 강진읍에 거주하는 80세 노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몇 달 전부터 마을 일대에 전신주가 세워지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자택 앞 도로변까지 전신주가 심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논란은 노모의 자택 바로 옆 50평 남짓한 밭에서 발생했다. 한전 측이 노모의 밭과 공용도로 사이에 전신주를 세우면서 사유지 침범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인 것. 노모는 전신주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어떠한 통보을 받거나 동의를 하지 않았다며 황당해했고 결국 아들 A씨가 강진으로 내려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텃밭을 본 A씨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A씨는 “조만간 귀농해 해당 밭에 집을 짓을 계획이었다”며 “그런데 주택 대문이 들어설 자리에 전신주가 떡하니 세워져 있으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고 전했다.

한전 측은 위탁업체가 전신주를 세우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정확한 측량없이 사유지에 전신주를 세웠고 그 과정에서 소유자의 동의나 이해관계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데 대해 잘못을 시인한 셈이다. 

한국전력공사 강진지사 관계자는 “시설업체가 공용도로라고 판단하고 전신주를 세운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민원인의 요구에 따라 이설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한전 측은 지난 17일 취재가 시작되자 전신주 이설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편 관내에 태양광시설이 늘어나면서 읍 춘전리 일대는 모래등길 도로를 중심으로 40여개의 전신주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 © 강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