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아파트시장 주거문화 요동에 ‘전세·월세’현상 두드러져

서성리 30평대 아파트, 보증금 2천에 월 40만원 거래 되기도
신규 아파트 영향이 주된 요인… 원룸 시장은 ‘여전히 강세’ 

읍 평동리에 24평형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A(41)씨는 지난 3월 내놓은 아파트가 현재까지 팔리지 않고 있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름 선호도가 좋았던 아파트인데다 층수 또한 중간층에 위치해 쉽사리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은 어긋난 지 오래다.

거래가격도 당초 내놓았던 것보다 1천500만 원이나 더 낮췄지만 좀처럼 거래로 이어지진 않고 있는 실정이다. A씨는 아파트가 팔리면 지금보다 평수가 더 넓은 신규아파트로 옮길 계획이었다. 그렇다고 더 이상 가격을 내릴 수도 없는 노릇. A씨는 매매에서 전세로 방향을 틀어야할지 고민 중이다.

읍내 한 주택에서 ‘월세살이’를 하던 30살 B씨는 지난 2월 읍 서성리의 한 30평대 아파트로 터전을 옮겼다. 아파트 생활을 오랫동안 꿈꿔왔던 부인과 두 자녀를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경제적 여건상 아파트를 살수는 없는 형편이었다. 전세나 월세가 유일한 방법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B씨는 읍 서성리에서도 선호도가 좋은 30평대 아파트를 보증금 2천만 원에 월세 4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월세는커녕 전세조차 구하기 힘들던 아파트였다.

B씨는 “기존에 살던 주택의 월세와도 큰 차이가 없어 곧바로 계약을 맺었다”며 “올 초부터 전세나 월세를 내놓는 아파트들이 상당 수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아파트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달라진 강진 아파트시장의 모습이다. 신규 분양이 쏟아지고 거래량도 늘어나면서 팔리지 않은 매물을 전세나 월세로 돌려 내놓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관내 부동산 관계자들은 “아파트의 경우 불과 3~4년 전만 해도 전세를 찾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며 “특히 월세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규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 자금이 넉넉지 못한 입주예정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나 주택 등을 매물로 내놓고 분양대금 납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 신문 생활정보지에 끊임없이 나오는 수많은 아파트 매물에 그들이 다수 속할 것이라는 추측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새 아파트로 이사 가기 위해 기존 아파트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무조건적인 가격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는 리모델링을 통해 가격하락을 막거나 평균 거래가를 유지하는 추세도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례로 강진읍 장미빌라(25평형)은 리모델링을 통해 매매가격이 8천만원에 이르고 있고 한성하이츠 또한 33평형대 거래가격이 8천만원을 이루고 있다. 서문빌라 33평형은 1억원까지 가격이 형성된 모양새다.

비교적 인기가 좋은 아파트로 꼽히는 서성리 씨앤에스 2차와 평동리 아뜨리움, 군동 중흥아파트의 경우 지난 5일 기준, 평균 거래가는 1억1천~1억4천만 원대를 유지했다.

중앙공인중개사 조동철 대표는 “신규아파트 분양으로 인해 지난해 말까지는 기존 아파트 거래매물이 많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건수가 크게 줄었다”며 “그만큼 아파트 거래가 이뤄 질대로 이뤄졌다는 의미고 더 이상 가격 하락을 이끌 요인은 줄었다는 얘기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가 가진 집단화라는 특수한 형태도 무조건적인 가격하락을 막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아파트의 대체적 성격인 전원주택지 땅값도 치솟고 있는 현상이 한 이유를 더하고 있다.

원룸시장은 여전히 강세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규 원룸의 경우 거래가격이 비싼 곳(8~9평 기준)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 45만원으로 여전히 광주나 목포의 최신식 원룸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것.

부동산 관계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원룸주택 불패신화란 말은 여전하다”며 “그만큼 강진에 원룸주택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고 그러한 현상 또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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