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리농사가 대풍이라고 한다. 여느 농작물이 그렇듯 적게 나와도 걱정, 많게 수확해도 근심이다.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격하락과 함께 증가한 물량의 처리 방법에 대해 벌써부터 큰 고민이다. 군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관내 보리 전체 생산 예상량은 40㎏기준 15만7천110가마로 집계되고 있다.

그중 쌀보리가 89,330, 맥주보리가 58,150, 겉보리가 9,600가마순이다. 이는 지난해 78,350가마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2배이상 증가한 셈이다. 재배면적도 늘었다. 지난해 629㏊이었지만 올해에는 총 1,188㏊로 2배가량 늘어났다.

보리는 최근까지 면적이 줄어들었지만 군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높은 가격에 면적이 늘었다. 여기에 보리 파종기와 생육시기인 가을부터 봄까지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좋은 기상여건이 만들어져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이미 지난해 말 예견 된 일이었다. 보리 파종철이던 지난해 가을 농가들이 밀에서 보리로 작목을 갈아타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9년산 보리의 과잉생산을 예고한 것이었다.

보리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계약재배외 물량의 경우 가격하락이 불가피해졌다. 또 지역농협에서 수매한 보리를 벼 수확시기인 가을이전까지 처리해야하는 상황에 처리방법을 놓고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는 보리를 사용하는 주류업체에서 수입산과 가격차이때문에 구입을 망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리 수급이 불안한 이유는 쌀 뒷그루로 심을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는 데다 수요를 창출하려는 정책 부재가 합쳐졌기 때문이다. 보리는 쌀과 함께 여전히 중요한 식량작물이다. 정부는 국산 보리의 수급을 농협과 농가 등 민간에만 떠넘기지 말고 수매를 통한 시장격리 등 대책 마련에 직접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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