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규 전 강진읍장 별세

원용호 전 문화원장은 동창, 4월 세상 떠난 김정권 전 병영면장도 같은 연배
경제개발5개년 계획, 새마을운동 몸으로 부딪쳤던 사람들
“열심히 일하면서 한 평생 후회없는 삶을 살았던 분들”

최창규 전 읍장(좌측) 원용호 전 문화원장 (가운데) 김정권 전 병영면장
쉼 없이 세월이 가고 있다. 일상적으로 마주치던 이웃주민의 부음을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덧없음을 느낀다. 부음은 갑자기 전해 온다. 그래서 안타까움과 그리움은 더 한다.

지난 21일 별세한 최창규 전 강진읍장의 부음도 갑작스러웠다. 올해 84세였다. 1982년 7월부터 93년 6월까지 11년 동안 강진읍장을 역임한 최장수 읍장이었다.
 
또 70년대 오랫동안 군청 농사계장으로 지내면서 100만석 보리재배 목표달성과 통일벼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 읍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나종식(83) 전 강진군청 내무과장등에 따르면 평소 정의롭고 올곧으며 친화적인 성품이었다.

최 읍장은 몇 달전까지도 읍내 목욕탕에 새벽시간에 가장 먼저 도착해 탕에 수도꼭지를 틀었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새벽에 목욕이 끝나면 아침식사 후 곧바로 고성사까지 등산을 하는 강골이었다. 식사때는 반주를 두세잔씩 빠뜨리지 않았다.

4월 초에는 원용호(82) 전 문화원장이 별세했다. 최창규 전 읍장 보다 호적상 두 살 아래지만 공무원 생활을 함께 시작했다. 강진군청에서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며 문화관광과장과 기획실장등을 역임했다.

서예에 일가견이 있어서 각종 대회에서 입상했고 지난해까지도 서예대전을 직접 개최하기도 했다. 건강 체질인데다 몸 관리를 아주 잘하는 스타일 이여서 겨울에도 반팔 런닝셔츠만 입고 생활할 정도였다. 지병이 있었던 데다 지난해 부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 모두 중앙초등학교(39회)동창생 들이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통합과정으로 6년제였던 강진농림중학교 동기생이었다. 이 세대들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 상당수 대한민국 공무원 공채 1기생들이 된다.

1960년대 초 5.16 직후의 일이다. 당시 공무원이 된 사람들은 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5개년 계획과 70년대 새마을운동, 80년대 90년대 격동의 시절속에서 지역사회 발전에 핵심역할을 했다.

역시 4월에 85세로 별세한 김정권 전 병영면장도 35세되던 1969년에 병영농협 조합장을 지냈고 40대에는 4년간 병영면장을 역임했다.
 
공무원 새내기 시절에 병영면사무소에 근무했던 최창규 읍장과 만나 평생 가까운 사이로 지냈다. 나종식 전 군청내무과장(현 강진군다인연합회 상임고문)도 비슷한 시기에 병영면사무소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했다. 

나 상임고문은 “고향발전을 위해 열정을 다 바쳤던 친구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니 아쉬움이 크다”며 “후회없이 일하면서 멋지게 한평생을 살았던 분들이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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