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뭉클한 사연 담긴 편지에 감동받아”

지난 10일 본사 사무실에서 김옥애 심사위원장과 김재석 심사위원, 윤정현 강진사랑나눔회장 등이 편지를 심사하고 있다.
총 120여편 접수, 엄정한 심사 통해 7편 당선작 선정

‘편지’하면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내는 편지’가 떠오른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서한으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친지 그리고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세상은 바뀌어 우체국을 통해 서신을 주고받게 되었다.
 
요즘은 이메일로 아니 카톡이나 문자로 소식을 전한다. 이런 가운데 옛 방식인 손편지로 가족과 이웃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사랑의 편지쓰기 행사에는 총 120여편이 응모돼 가장 많은 편지가 접수됐다. 특히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고등부는 참가자들의 옥석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편지 쓰는 실력이 뛰어났다. 수상자의 수가 한정되었기에 상을 받지 못한 것이지 결코 편지를 제대로 쓰지 못해 수상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선정된 작품들은 일반부 최우수상 한 편, 우수상 한 편, 학생부 최우수상 한 편, 우수상 두 편, 장려상 두 편이었다.

학생부 장려상은 늦깎이로 학교에 다니는 할머니 초등학생이 손주들에게 보내는 짤막한 사연의 편지다. 장려상 중 또 다른 한 명은 엄마, 아빠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다.

학생부 우수상은 귀도 뚫고 화장도 하는 사춘기에 이른 소녀의 편지다.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하듯 사연을 전하는데 가식이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있다.

또 다른 한 명의 우수상은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다. 학생부 최우수상은 엄마, 아빠에게는 감사하는 마음을 동생에게는 엄마, 아빠에게 짓궂게 굴지 말고 잘 하라는 사연들이 담겨 있다.

일반부 우수상은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손자에게 보내는 편지다. 네덜란드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지내다 온 할머니의 손주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듬뿍 담겨 있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사고사로 고인이 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다. 이 편지의 주인공은 편모슬하의 여대생이고 이 여대생의 오빠는 군복무 중이다. 이제 가정에는 엄마와 단 둘이만 남아있다.

사랑의 편지쓰기에 응모한 다양한 사연의 편지들은 심사위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타인의 삶을 편지로 맛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응모자 중 소수에게만 상을 수여해야만 하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는 백석의 시「흰 바람벽이 있어」를 생각하며 심사를 마친다. /김재석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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