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토사유실…무책임한 태양광 공사에 왜 주민들만 고통받아야 합니까

강진일보는 지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내 얘기 좀 들어 보소(내·좀 보소)’코너를 새롭게 마련합니다. ‘내·좀 보소’는 지역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점이나 행정기관에 바라는 건의사항 등의 목소리를 싣는 코너입니다. 지역사회의 소통창구 역할은 물론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면을 통해 더욱 친근한 공공저널리즘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구독자 및 지역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편집자 주

지난 7일 날의 일이었습니다. 전날 내린 많은 비로 인해 마을의 논 곳곳이 ‘흙탕물’로 변해버렸습니다. 일부는 토사에 잠기기까지 했습니다.

정성껏 심어놓은 어린모들의 처참한 모습에 참으로 허망했습니다. 피해를 봤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피해면적은 어림잡아 150평정도로 추산되더군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피해의 주범은 바로 마을 곳곳서 진행되고 있는 ‘태양광 시설 공사’입니다. 우리 마을은 지난 4월부터 태양열시설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주민들이 알아차린 건 이미 공사가 진행되고 난 뒤였습니다. 한 달쯤 지나서는 공사 현장이 두 곳 더 늘었더군요. 최근에는 한 곳이 또 늘었습니다. 사업자들은 모두 외지사람들이었죠.

공사는 마을 사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습니다. 회관을 중심으로 5㎞반경 안에 대략 20만평 규모의 태양열시설 이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알게 됐습니다. 주민들도 마찬가지였죠.

비만 내리면 깎인 산비탈 위로 흙이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논은 순식간에 흙탕물이 되고 어린모들은 ‘토사의 습격’에 맥없이 쓰러집니다. 마을 배수로는 유실된 토사가 쌓이길 반복하면서 막히기 일쑤입니다. 내년에는 농사마저 못 짓는 거 아니냐는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날이 갈수록 커져갑니다. ‘친환경’을 내세우며 온갖 나무들은 죄다 베어내고 이제는 농민들의 생명마저 앗아가겠다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태양광 공사장에서 유실된 토사가 논을 덮쳐 어린모들이 피해를 입은 모습.
공사 책임자들에게 항의를 하면 적법한 공사인데 왜 업무를 방해하느냐며 오히려 ‘적반하장’격입니다. 강진군에 민원을 제기하면 그제야 유실된 토사를 치우려 애를 쓰는 척 시늉만 낼뿐입니다. 결국 주민들만 되풀이 되는 피해에 화내고 지치기를 반복할 뿐입니다. 이러다 공사가 끝나고 나면 책임감을 갖고 해결에 나설 업자들이 과연 있을까요. 참으로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고작 반나절 내린 비에 이 난리입니다. 장마철을 앞두고 있는 주민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한마디로 걱정과 두려움뿐입니다.

강진군 공무원과 군의원 그리고 도의원님들. 우리 마을이 태양광 공사로 인해 얼마나 많은 피해와 고통을 겪고 있는지 들여다봐주십시오.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십시오. 그리고 나아가 강진에 또 다른 제2, 제3의 만년마을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과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정리=김응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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