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규동 박사/다산박물관 다산교육전문관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연애와 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에서 주택과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하였다. 이제는 꿈과 희망마저 내려놓은 ‘7포세대’에서 생명이 포함된 ‘8포세대’, 인생의 많은 것을 포기한다는 ‘N포세대’라는 용어까지 등장하였다.

그리고 프레카리아트(Precariat)라는 새로운 계층으로 인간의 노동이 대부분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어 미래사회의 임시 계약직 및 프리랜서 형태의 단순 노동에 종사하면서 저임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계층이 탄생하였다.

이처럼 상상을 초월한 급변한 사회 환경은 우리 모두를 불안과 초조 속으로 빨려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 18년과 비교해 보면서 오늘날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그 해결의 포인트를 찾아야 할 때이다. 본인은 다산 선생의 18년 유배지 강진에서 선생의 글을 읽고, 보고, 듣고, 흔적을 직접 돌아보고 확인하면서 18년의 시련과 고난을 어떻게 극복해 왔는가를 확인할 수가 있었다.

다산 선생은 18년의 불안과 초조를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통해서 오늘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불안과 초조를 극복하고 위로와 힐링을 받을 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비록 시대는 달랐다 할지라도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다산 정약용 선생도 그 찬란했던 귀족생활에서 하루아침에 폐족으로 18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외딴섬과 같은 유배지에서 보낸 시련과 고난은 지금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경제적으로 풍부하고 모든 것이 일일 생활권으로 변한 오늘 다산 선생께서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보다도 우리 주변의 것들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가 위로와 힐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로 힐링은  바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수많은 글 속에서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나 홀로 시대 저출산 고령사회 우리 스스로가 위로와 힐링을 통해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할지라도 불안과 초조와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위로와 힐링 할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하다.

불확실한 시대 특히, 경제 불황 속에서의 우리의 삶이란 메마르고 삭막하여 우울함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닌다. 하루하루가 날씨도 그렇고 주변의 환경도 그렇고 어느 것 하나 맑은 하늘처럼 쾌청한 날은 과거가 되었다. 뭔가 우리를 불안 초조하게 하는 날이 계속된다.

우울한 우리의 삶을 시원하고 쾌청한 사이다 같은 기분으로 전환하게 할 수 있는 청량제가 절실하다. 몇 백만 명의 우울증 환자들과 정신적 불안으로 수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 얼마나 불안을 주고 있는지 우리 주변에서 늘 경험하고 있다.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 주변의 이야기이고 나의 문제가 되었다.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의 사회적 비용은 물론 주변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런 불안과 초조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물론 전문가적 입장에서 심리적, 약리적인 방법을 통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처방을 받아서 치유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치유책이 필요하다.

그런 입장에서 다산 선생의 유배 18년 강진에서의 생활을 통한  글과 시 등을 읽고, 보고, 현장답사를 통해서 다산이 절망과 불안과 초조의 우울의 먹구름을 걷어 낼 수 있었던 지혜를 발견하길 소망한다.  

다산은 “일찍이 어떤 사람을 보았는데 그 사람의 마음은 담백하고 아무런 욕심이 없어서 착한 일도 할 수 없고 나쁜 일도 할 수 없으며 글을 짓지도 못하고 산업에 힘쓰지도 못하니 곧 천지 사이에 쓸 때 없는 물건이 되었다“라는 심경밀험의 이야기를 썼다.

마치 자신 앞에 닥칠 일에 대해서 그대로 무너질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예견이라도 한 것 같은 글이다. 그렇다. 다산은 18년이라는 유배생활을 통해서 절망, 공포, 초조, 우울증을 간절함, 기다림, 사랑으로 승화시켜 고난의 유배생활을 견디고 버틸 수 있는 동력으로 삼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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