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동백길 따라 … 백운동 원림으로 떠나는 힐링 여행

조선시대 최고의 별서 정원, 국가지정 명승 지정 가치 인정받아
다산 선생도 반한 백운동 원림의 풍경 백운 12승경으로 복원 진행


한 관광객이 백운동 원림으로 가는 길목에 바닥에 떨어진 동백꽃을 바라보고 있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강진에 최근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백운동 원림이 그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것.

백운동 원림은 원래의 모습을 잃고 황폐했다가 최근에 다산 정약용의 ‘백운첩’에 근거해서 복원됐다. 담양의 소쇄원, 완도 보길도의 부용동과 함께 이른바 ‘호남의 3대 정원’으로  꼽힌다.

강진군은 호남의 3대 정원중의 하나로 꼽히는 백운동 원림의 명승 지정을 계기로 강진의 매력을 전국에 알리고 방문객 유치에 본격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 백운동 원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

강진 백운동 원림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 115호로 지정됐다. 지난 10일 강진군에 따르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백운동 원림에 대한 역사적·경관적·학술적 가치를 인정, 지난 7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5호로 지정고시했다.

백운동 원림 내부 모습이다.
강진 백운동 원림은 월출산 옥판봉의 남쪽 경사지 아래쪽에 위치하며, 백운동 원림의 본가인 백연당(白蓮堂, 강진군 성전면)에서 북쪽으로 11㎞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고려 시대에 백운암이라는 사찰이 있었던 곳이며, 계곡 옆에 ‘백운동(白雲洞)’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남아있어 ‘백운동’이라 일컫는다. 강진 백운동 원림의 내정(內庭, 안뜰)에는 시냇물을 끌어 마당을 돌아나가는 ‘유상곡수’의 유구가 남아 있다.

화계(花階, 꽃 계단)에는 선비의 덕목을 담은 소나무, 대나무, 연, 매화, 국화, 난초가 자라는 등 조선 최고의 별서(別墅) 원림 중 하나다.

백운동 원림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문화를 교류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 이시헌 등이 차를 만들고, 전해주며 즐겨온 기록이 있는 등 우리나라 차 문화의 산실이라는 가치까지 더하고 있다.

◇ 다산의 마음을 사로잡은 ‘백운 12경’의 풍경   속으로

강진 백운동 원림을 조영한 사람은 조선 시대 이담로(李聃老, 1627~1701)로 호는 백운동은(白雲洞隱)이다. 그는 이곳을 조영한 후 손자 이언길에게 당나라 재상 이덕유가 ‘후대에 이 평천(平泉, 이덕유의 별서)을 파는 자는 내 자손이 아니며, 평천의 나무 한그루와 돌 하나라도 남에게 주는 자는 훌륭한 자제가 아니다’라고 경계한 ‘평천장(平泉莊)’의 일화를 전하며 이곳을 귀하게 여기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후 이언길(1684~1767)의 큰아들 이의권(1704~1759)이 전국에 큰 기근이 들어 가족 모두를 이곳으로 옮겨옴으로써 주거형 별서로 변모하였다. 18세기 중엽에 후손 이덕휘(1759~1828)와 19세기 중엽 그의 아들 이시헌(1803~1860) 등의 손을 거쳐 현재의 원림이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강진 백운동 원림은 후손과 명사들이 남긴 문학작품의 무대로도 자주 등장하였다. 이담로의 후손 이시헌은 선대의 문집과 행록, 전해져 오는 필묵을 묶어 ‘백운세수첩(白雲世守帖)’을 만듦으로써 백운동의 역사와 백운동을 노래한 연작시를 남겼다.

백운동 원림 뒷편 언덕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그는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의 제자이기도 하다. 특히,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 유배 중이던 1812년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을 등반하고 백운동에 하룻밤을 유숙한 뒤 아름다운 경치에 반하여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12곳의 아름다운 경승을 ‘경(景)’과 ‘영(詠)’으로 칭송하는 시로 써서 합첩한 ‘백운첩’을 남겨 이덕휘에게 선물했다. 이 그림은 현재 이곳의 모습과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다산이 극찬한 백운동 12경의 풍경은 이러하다. 월출산 구정봉의 서남쪽 봉우리인 제1경 옥판봉(玉版峰), 원림에 들어가는 동백나무 숲의 작은 길인 제2경 산다경(山茶徑),  백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는 언덕의 풍경을 담은 제3경 백매오(百梅塢), 단풍나무 빛이 비친 폭포의 홍옥 같은 물방울의 모습을 담은 제4경 홍옥폭(紅玉瀑).

잔(觴)을 띄워 보낼 수 있는 아홉 굽이의 작은 물길인 제5경 유상곡수(流觴曲水), 붉은색(霞)의 글자가 있는 푸른빛 절벽의 제6경 창하벽(蒼霞壁), 용 비늘처럼 생긴 붉은 소나무가 있는 언덕인 제7경 정유강(貞蕤岡)과 모란이 심어져 있는 돌계단(砌)의 화단인 제8경 모란체(牡丹砌).

산허리(翠微)에 있는 꾸밈없고 고즈넉한 작은 방인 제9경 취미선방(翠微禪房), 단풍나무(楓)가 심어진 단인 제10경 풍 단(楓壇), 신선이 머물렀다는 옥판봉이 보이는 정자의 풍경을 담은 제11경 정선대(停仙臺)와 늠름하게 하늘로 솟은 왕대나무(篔簹) 숲에 대해 이야기하는 제12경 운당원(篔簹園)까지 백운동 원림의 풍경을 빠짐없이 담고 있다.

강진군청 문화예술과 이재연 학예연구사는 “군은 그동안 백운동 원림의 원형을 찾기 위해 정밀발굴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학술심포지엄 개최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작년에 국내 유일의 유상곡수(流觴曲水)유구를 찾아내 복원을 완료하였고, 한국전통조경학회와 함께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유상곡수의 가치를 재확인 하는 등 학술적인 논의과정을 거치면서 명승의 가치를 인정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군은 ‘2019 올해의 관광도시’에 선정됨에 따라 호남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최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5호로 지정 된 백운동 원림(園林)과 더불어 강진다원, 정다산유적지, 고려청자요지와 오토캠핑장, 한국민화뮤지엄 등 강진이 가진 역사ㆍ문화ㆍ관광 자원을 활용한 여행사 신규상품 개발로 관광객들에게 강진의 매력을 홍보하고 있다.

또 다산 정약용 선생이 스스로를 경계하여 바르게 하고자 했던 사의재에서의 사․모․언․동의 네가지 가르침을 강조하며 ▴사(思) : 손님맞이는 감사한 마음으로! ▴모(貌) : 음식은 청결하고 위생적으로! ▴언(言) : 말은 따뜻하고 정감 있게! ▴동(動) : 항상 친절히! 를 기반으로 강진을 체류형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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