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언론인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에서 전남 기대주들이 약진하면서 전남대망론이 고개를 쳐들었다. 지난 11월초 범여권(더불민주당·정의당·민주평화당)과 무당층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낙연 총리는 1위를 지켰다.

이 총리는 9월 대비 2.7%포인트 상승한 18.9%를 기록, 11.3%로 2위에 오른 이재명 경기지사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5%로 3위, 김경수 경남지사(10.3%), 심상정 정의당 의원(10.2%)순이었다. 임종석 실장(장흥)3.3%, 송영길 의원(고흥) 2.3%로 나타났다.

집약된 전라도 여론은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와 민주당 지지도에서 줄 곳 우위를 지켜왔다. 호남 우대 정책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보답심리가 상당부분 반영되었을 것이다.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여권과 전남 차기주자들과의 호혜관계도 돈독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총리, 임종석 실장은 주말마다 회동하고 국정운영을 조율한다. 문대통령은 이따금씩 임실장을 저녁식사 자리에 배석시키고 반주생각이 나면 이낙연 총리를 챙긴다고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등락을 이끄는 요소는 북한 완전 비핵화와 경제활성화다. 이 두가지 핵심정책 성과는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하늘을 찌를 기세였던 문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9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11월 2주차 주간동향에서 53.7%까지 떨어졌다.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방미 평화외교 직후인 9월 4주차(65.3%) 대비 11.6%p 내렸다. 하락세속에서도 전라의 지지율은 72.7%로 여전히 최상위였다. 타지역은 40-50%선에 머물렀다.

리얼미터는 이 기간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경제지표 악화 소식 확대 △보수야당과 언론 일부의 경제정책 실패 공세 지속에 따른 불안심리 누적·확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 지속을 들었다. 이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5월 1주차(77.4%)부터 9월 2주차(53.1%)까지 약 4개월 동안 이어진 하락기 역시 이들 3개의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전문가와 언론, 한국의 보수층사이에서 북의 완전한 비핵화를 부정하는 기류가 강하다. 결론은 북의 핵 보유인정으로 귀착될 것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경제사정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 일색이다. 문대통령과 우호적인 경제전문가중에서도 위기 상황이라 보는 이도 있다. 대표적 인사가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와 이정우 전 노무현 대통령 정책실장이다. 이들은 소득주도 경제 성장정책과 복지확대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지만 경제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한다. 이러한 부정적 평가와 전망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수용하려 들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인 ‘J노믹스’의 틀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비판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김의장은 지난 11일 제조업 가동률 부진 문제를 지적하며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이 흐름이 투자·생산능력의 감소와 가동률 하락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일자리 감소는 필연이고, 세원이 약해져 복지 증대를 지속하기도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들의 판단 능력은 (경기 판단 논쟁이 있었던) 지난 5월 그 바닥을 잘 보여줬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보수층의 경제정책 수정요구가 거세지만 현 정부의 수득주도 성장을 기조로 한 분배 중심정책 고수 의지는 확고하다.  보수층은 물론,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그리고 실업군의 불만과 집단반발 수위가 어느 수준까지 치솟을지 우려스럽다. 중도보수의 절치부심 강도가 더해지고 경제실정이 깊어지면 여론의 향방도 종잡을 수 없게 된다.

레임덕과 집권당내 권력투쟁의 시기도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우려스런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장은 자신이 속한 민주당이 양보키로 한 탄력근로제 연장에 대한 노조규탄 대회에 참석해 “다른 정치인은 안 보인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민주당소속 광역단체장은 경찰수사와 관련, 당에 서운함을 내비치고 권력중심부와 수사기관 공격에 기염을 토한다.

민주당내 갈등 뉴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민주당과 연동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속에 핵심지지층이었던 20대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지리멸렬한 자유한국당은 상승추세다.

전남 대권론을 떠받치는 대통령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전개가 범상치않다. 불확실성이 드리워진 미래에 눈을 돌려도 반전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10년, 50년 집권하겠다던 호언장담이 무색해진 정세마저도 읽지 못하고 일장춘몽에 빠져 있었던 건 아닌가. 쑥스러움과 진한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대망의 꿈은 키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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