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가 ‘정약용 선생 브랜드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산’이라는 기존의 브랜드 대신 ‘사암ㆍ열수’로의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계획은 남양주시에 있는 다산신도시 일대 주민들과 다산 1동, 다산 2동 등 기존에 다산 명칭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주춤한 모습이지만 이러한 시도는 어떤 형태로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시는 이미 시의 대표적인 공연장인 다산아트홀을 정약용선생의 또 다른 호인 사암홀로 바꾸었다. 시는 또 다산문화제ㆍ다산유적지는 사암문화제ㆍ사암유적지로, 다산홀ㆍ시청광장은 사암홀ㆍ사암광장으로, 다산1동ㆍ다산2동은 사암동ㆍ열수동으로, 도농역은 사암역 등 중장기적인 명칭 변경 계획을 추진해 왔다. 지명 변경은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유보한다 하더라도 나머지 일들은 언제든지 추진이 가능한 일들로 분류되고 있다.

남양주시가 다산의 흔적을 지우는 것은 정약용 선생의 강진인연을 지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작업들이 마무리되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약용 선생이 강진과 인연이 있다는 사실도 차츰 지워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상징성이 큰 일이자, 강진에게는 밝지 못한 그림자다.

남양주시쪽에서 다산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우선 정약용의 직접 적은 자찬묘지명이나 전집에 다산이란 표현이 없고, 정약용선생이 여러 호 중에서 ‘사암’을 가장 선호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다산은 다산초당이 위치한 거지명(居地名)을 칭하는 것 뿐이었기 때문에 남양주시에서 굳이 다산을 사용할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남양주시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한 다산이란 호를 이런식으로 지워가는게 남양주시에 이득이 되는 일인지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다산의 500여권의 저술은 대부분 강진에서 나온 것이다.

다산 사상은 강진에 깊게 뿌리내려 있다. 오늘날 다산이 빛나는 큰 이유다. 다산이란 호는 대한민국 사회에 깊에 새겨져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삭제하려 하는 것은 남양주시 스스로 정약용 선생의 가치는 깎아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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