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진/진흥고등학교 1학년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첫 수련활동을 가게 되었다. ‘강진 푸소(FUSO) 체험’이라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선생님께서 FUSO가 ‘Feeling up, Stress off’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알려주셨다.

이름이 재미있으면서도 현재 우리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푸소에 가기 전부터 마음 한구석이 따뜻했다. 힘들었던 여러 시험들을 마치고 2박 3일 동안 이름처럼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치유하고 와야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강진으로 출발했다.

도착하여 우리는 농가 체험을 위해 학교에서 미리 정한 조로 나누어져 지정된 체험 농가로 갔다. 우리 조는 전통 된장을 만드는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고 우리를 데리러 오신 아주머니는 처음부터 따뜻하면서도 털털하게 우리를 대해주셔서 지금까지 만나 본 그 어떤 어른보다도 가장 먼저 친해졌던 것 같다.

우리 조의 농가는 산속에 위치해 있었고 자연을 평소에도 좋아하던 나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농가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었는데 저녁이 정말 ‘한눈에 봐도 우리를 배려하고 신경써주시고 계시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푸짐하고 종류도 다양했다. 마치 친할머니처럼 우리에게 더 먹으라고 하셨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배를 빵빵하게 채웠다.

하지만 농가 아주머니의 친절과 배려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같은 조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농가에 있었던 개, 고양이와도 노는 중에도 간식을 잘 챙겨주셨다. 농가 아주머니가 진짜 가족처럼 느껴져서인지 편하게 항상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공부라는 힘든 마라톤에서 탈출하여 늦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주머니는 공부하느라 피곤하니 눈 떠질 때까지 자라고 말씀하셨다.

평소 새로운 집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하는 나였지만 피곤해서인지 편해서인지 눕자마자 눈이 감겼고 아주머니 말대로 정말 눈이 저절로 떠질 때까지 푹 자며 피로를 풀었다. 둘째 날에 일어나서 우리는 아침을 챙겨먹고 감을 따러 갔다.

감나무 하나에 감이 정말 여러 개가 달려 있었고 감을 따서 바로 먹으니 맛이 두 배는 더 좋은 것 같았다. 농약 걱정할 것도 없이 따서 쓱 한 번 닦고 바로 먹으면 되니 얼마나 편한가. 한 바구니에 감을 가득 채울 정도로 따고 우리 농가로 돌아가서 전통 된장 만들기 체험을 했다.

우리 농가 아주머니께서는 대대로 비법을 전수 받아 된장을 만드신다고 했고 오로지 수작업으로 된장을 만드셨다. 쿰쿰한 냄새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냄새가 안 나는 된장도 만드는 등 여기서도 학생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처음에 그냥 콩에서 시작해 내가 아는 된장이 된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된장에 정성이 담겨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농가 체험들을 하다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갔고 열심히 일했다는 생각에 약간의 뿌듯함을 가지고 전날과 마찬가지로 친구들과 놀며 학업 스트레스는 모두 날려 버리고 실컷 놀다가 잠이 들었다.

학생들에게 성적표 나오는 날과 같은 수련활동의 마지막 날이 왔다. 일어나자마자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 아쉬움부터 몰려왔다. 마지막 날에는 산 여기저기를 거닐며 구경하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었고 아주머니와 함께 녹차 밭에 가서 사진도 찍었다.

농가 아주머니는 차를 타고 목적지를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주셨는데 정말 모르는 것이 없는 것 같았고 친구같이 우리와 잘 놀아주는 성격과 따뜻한 배려를 해 주셔서 농가 아주머니를 정말 잘 만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중국집에 가서 아주머니와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한 끼를 먹은 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오게 되었다. 내 인생에 큰 조력자 한 분과 이별하는 느낌이었지만 꼭 다시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쉬움을 참았다.

이렇게 2박 3일 동안의 강진에서 체험을 마쳤다. 강진은 자연이 잘 보존되어있는 곳이고 도시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값진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여러 명소들을 다니며 지식도 얻고 농사일에 대한 지식도 얻어 학문적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푸소 체험(FUSO)이라는 이름이 민망하지 않도록 정말 스트레스도 많이 해소하고 기분도 고조되어 온 것 같다. 강진에서의 경험을 가지고 앞으로 내 인생도 Feeling up-Stress out 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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