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대함에 있어 처음처럼 상대방을 존중하는 변함없는 친구

문재동 위원장이 김상수 강진군다인연합회장에 대해 이야기하며 미소짓고 있다.
복지시설 근무할 당시 군공직자로 인연
부하직원과 민원인에게 항상 친절한 응대
후배에 승진기회 주기위해 명예퇴직
공직 퇴직 후에도 배움의 열정 넘쳐


나는 강진읍 영파리 846번지 아담한 시골마을에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다. 초등학교 졸업 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애 진학시키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어느 날 아버님께서 한학자이신 박행규 선생님을 집으로 모시고 오셔서 한문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한학자를 집으로 모셔와 한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신 아버님이나 어려운 살림에 어르신을 모시며 숙식을 제공해주신 어머님덕분에 내 나이 20세(약관)에 열심히 공부한 결과 사서를 읽을 수가 있었다.

그 당시 훈장님께서는 나에게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으니 읍내에 나가서 한문 학원을 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라고 하시면서 우리 집을 떠나셨다.

나는 선생님의 말씀대로 강진 읍내에 한문 학원을 차리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 당시 학원을 차리려면 초급대학 이상 졸업증 및 한자급수 자격증, 한자 한문 지도사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교육청의 지침을 접했다.

여건상 지금은 어렵지만 언젠가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자급수 자격증 또는 한자 한문 지도사자격증을 반드시 취득하여 한문 학원을 하면서 내 고장에 후학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인성교육을 병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주경야독 하면서 중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은 목표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를 졸업했다. 이후 성전에 있던 성화대학을 졸업하고 전남 한문연수원을 수료하면서 국가공인 한자급수 1급 한자한문 전문지도사자격증을 취득해서 학원을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은 모두 갖추었으나 그 당시 여러 가지 여건상 당장에 학원을 차릴 수가 없었다.
 
김상수 강진군다인연합회장
그러던 어느 날 신문 광고에 장애인 사회복지시설에서 시설장 모집공고를 보게 됐다. 자세히 살펴보니 내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장애인들을 위해서 일해보는 것도 보람된 일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설장 공개채용에 응시하게 됐는데 최종합격하게 됐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분은 당시 강진군청 사회복지과에 근무하셨던 김상수 과장님이다. 지금은 퇴직하시고 강진군다인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친구지간이고 사적으로도 잘 아는 사이지만 공적으로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시설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는 분인데도 항상 친절하고 자상하게 지도해주고 사무실을 찾아가면 부하직원을 시키지 않고 본인이 손수 따뜻한 차를 타 주면서 시설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를 항상 물어보셨다. 또 행정적으로도 많이 부족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도 바로 김상수 과장님이었다.

물론 사적으로는 잘 아는 친구사이라 할지라도 공적으로는 내가 근무하는 시설을 관리 감독하는 위치에서 자신에게 무슨 불합리한 부탁은 하지 않을까?라는 경계심에서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김 과장님은 부하직원이나 민원인에게도 한결같이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언제나 한 치의 흐트러진 모습이나 실수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어쩌다가 친구의 흐트러진 모습이나 거친 언행을 하도록 유도해 보기 위해서 일부러 친구에게 짓궂은 농담이나 무시하는 발언을 해도 항상 빙그레 웃으면서 “내가 친구로서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나를 난처하게 하시는가”하고 말하면서 빙그레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 친구는 친구들과 더불어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다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논어 공야편에 이러한 문구가 있다. ‘善與人交 久而敬之(선여인교 구이경지)’ 라는 말이다. 이는 안평중이라는 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사귀기를 잘하였는데 한번 사귀었던 친구에게 끝까지 공경심을 잃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친구를 오래 사귀고 지나치게 정이 들면 말을 함부로 하거나 상대방에게 조심성이 없이 행동을 하기 쉬운데 친구는 시종일관 상대방을 대하는 모습이 변함이 없는 친구이다.

또 공직생활을 하면서 행정능력도 인정하지만 항상 근면, 성실한 모습, 청렴결백함을 인정받아 사무관을 거쳐 서기관까지 지내면서도 후배 공직자들에게 승진의 기회를 주기위해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정년을 하지 않고 명예퇴직을 결심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배울 점이 많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퇴직후에도 본인이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며 현재까지 도서관에서 꾸준하게 한문공부를 한다.

명심보감에 세상을 지혜롭개 살아가는 방법 중에 ‘勤爲無價之寶 愼是護身之符(근위무가지보 신시호신지부)’라는 말이 있는데 ‘부지런함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배요, 나를 낮추고 삼가는 것은 내 몸을 보호하는 부적이다’는 뜻이다.

이 친구는 이 주옥같은 문구의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솔선수범하는 친구이구나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앞으로 이 친구와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돈이나 사회적 지위보다는 평생학습을 통해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고 요즘같이 혼탁한 세상을 만분의 일이라도 변화시켜서 건전한 사회로 이끌기 위해서 친구와 나란히 후학들을 지도하는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    <정리=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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