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민들에게 푸른 숲을 선물했던 백제약품(주) 김기운 명예회장이 지난달 27일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 회장은 자신이 가꾼 칠량면 명주리 일대 선영에 묻혔다.

김 회장은 누구도 나무에 관심을 갖지 않고 베어다가 사용하려 했던 시대에 나무와 산림의 중요성을 일찍 깨우쳤고 나무를 가꾸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은 사람이었다.
 
김회장이 나무와 인연을 처음으로 맺은 것은 1967년이었다. 정부의 녹화사업에 발맞춰 녹지조성을 결심했고 부지를 물색한 결과 자신의 거처가 있는 목포와 가까운 강진의 칠량면 명주리 일대를 선택했다.

김 회장은 사람들을 동원해 테다소나무, 편백, 삼나무, 리기테다소나무 등을 심었다. 3년동안 총 161㏊에 48만 3천주의 묘목을 식재했지만 나무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없어 3년도 못돼 절반이상 묘목들이 가뭄과 추위를 견디지 못해 죽어버렸다.

이때부터 나무에 대한 공부를 결심한 김 회장은 일본에서 나무 관련 서적을 구해와 공부를 했고 각종 나무를 가꾸는데 사용되는 가구들도 들여왔다.

이렇게 나무를 가꾸기 시작한지 5년후에는 350만주의 묘목을 심었다. 이후 명주리 일대에는 관리사무소를 설치하고 상주 직원을 배치해 정성들여 가꿨고 매년 식재면적도 넓혀갔다. 현재에는 500만주의 나무들이 쑥쑥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숲은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는 아픔도 겪었다. 1978년과 1989년에 한 농민이 논두렁을 태우다가 산으로 번져 15년생 이상 나무 1천여주가 불에 탔다.

김 회장은 우리의 곁을 떠났지만 초당림을 통해 그의 나무와 숲을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히 강진군민들의 마음속에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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