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암면 표장마을 주민들 행복한 마을 만들기 솔선수범

도로변 꽃무릇 식재, 마을주변 청소, 치자나무길 조성 등

지난 9일 오전 마을에 윤기성 이장과 10여명의 마을주민들이 빗자루를 들고 모여있다.
주민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마을을 가꾸고 꽃길을 조성해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화합하는 곳이 있다. 바로 도암면 표장마을이다.

표장마을은 19가구 35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계라교차로에서 도암면소재지 입구 삼거리에서 학장교를 건너 달리다보면 선장마을을 지나 도착하게 되는 곳이 표장마을이다.

표장마을은 주민들이 많지 않은 작은 마을이지만 인근 도로변에 꽃길과 나무가 심어져 있고 마을 중앙에는 공원이 조성돼 있다. 모두 마을주민들이 힘을 모아 가꾼 결과이다.

표장마을은 치자나무의 원산지로 고려시대때부터 마을 곳곳에 나무가 존재했다. 이때 마을내에 있었던 한 사찰에 거주하던 스님이 치자나무를 가져와 마을 곳곳에 심었다고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을의 치자나무에서 열리는 치자 열매는 일제시대때는 일본으로 수출이 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치자는 보통 멍이 들때 바르면 특효약이고 노랑색 물감염료로도 사용된다.

이때만 하더라도 마을내 논과 밭 가운데에 치자나무가 곳곳에 있었고 마을주민들은 나무의 열매를 따서 팔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치자 열매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나무도 자연스럽게 베어져 지금은 50그루 정도만 남아있다.

이에 표장마을 윤기성(69) 이장과 주민들은 마을의 전통인 치자나무를 살리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를 시작하는 의미에서 10월중으로 막을 주민들이 함께 치자를 이용해 막걸리를 만들어 나눠먹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 마을입구를 시작으로 약 1㎞정도 도로 양옆으로 치자나무를 심어 마을의 전통을 되살릴 계획이다. 만약 치자나무가 다시 심어지면 마을에 좋은 볼거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표장마을은 거의 매일 아침이면 윤 이장을 중심으로 매일 아침 20여명의 주민들이 빗자루와 갈퀴를 들고 한자리에 모인다.

마을입구에서부터 마을회관 부근까지 100m 마을의 중심 거리를 함께 청소한다. 빗자루로 낙엽을 쓸면서 어제와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화합을 다진다.

마을주민들이 많지 않고 고령의 주민들이 많은 탓에 점심시간에 함께 모여 식사를 할 수는 없지만 매일 아침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마을일이 있을 때면 다같이 모여 함께 일을 나누며 마을 화합을 다진다.

윤 이장은 고령의 주민들이 많아 건강관리를 위해 겨울이 다가오면 주민들을 위해 작은 잔치를 준비한다. 윤 이장이 직접 건강에 좋은 메뉴를 선정하고 강진읍내 시장에 나가 식재료를 구입해와서 함께 음식을 해서 나눠먹는 잔치를 베풀고 있다. 메뉴도 다양하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지만 쉽게 먹을 수 없는 하모회, 대구탕, 낙지비빔밥 등을 선정한다. 때론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치킨과 피자 등도 읍에서 사와 간식으로 나눠먹곤 한다.

작은 마을이지만 표장마을은 단합이 잘되는 마을로 유명하다. 이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마을내 버스가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사실 표장마을은 마을회관 바로 앞에 도로가 지난다. 하지만 이 도로는 비좁고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불과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마을내에 버스가 들어오지 않아 마을주민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1㎞이상 걸어서 도암 신기리와 만덕리 부근 승강장까지 나가야만 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70대 이상 고령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나가는 길목에 산들이 있어 멧돼지나 뱀 등이 출몰하는 경우도 있어 자칫 사고위험성도 높았다.

이에 윤 이장과 마을주민들이 힘을 모아 강진군과 버스회사에 지속적으로 건의한 끝에 2015년부터 군내버스가 마을로 진입하게 됐다. 이를 위해 마을에서는 마을회관 부근에 버스를 돌릴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를 위해 마을주민들이 함께 마을주변 도로변에 꽃무릇 등을 식재했다. 이는 4년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으로 마을기금으로 꽃무릇을 구해와 도로변에 심었다. 추석을 전후로 화사하게 피어나 오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선사했다.

앞으로도 마을내에는 1만평정도 전원주택단지를 준비하고 있고 마을을 중심으로 주변 산에 임도를 개설해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산책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윤기성 표장마을 이장은 “2012년부터 이장을 맡아 6년째가 됐는데 마을주민들이 단합이 잘되고 마을일에 적극 나서줘 수월하게 일을 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마을에 꽃무릇이 화사하게 피어 장관을 이룰 것인데 많이 구경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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