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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숲가꾸기에 인생을 받친 선구자’백제약품(주) 김기운 명예회장 별세
오기안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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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5  12: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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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털어 초당림 가꿔, 강진군민에 공개

   
 
강진군민들에게 푸른 숲을 선물했던 백제약품(주) 김기운 명예회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5시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 회장이 설립했던 초당대에서도 영결식이 열리는 등 관련 업계가 추모의 물결에 휩쌓였다. 김 회장은 자신이 가꾼 칠량면 명주리 일대 선영에 묻혔다.

김 회장은 제약업계에서도 유명하지만 강진과도 인연이 아주 깊은 인물이다. 바로 강진의 명소인 초당림을 조성한 사람이 바로 김 회장이다. 원래 김 회장의 고향은 무안 몽탄으로 젊은 시절부터 나무와 산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1967년 재건 국민운동 목포시지부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나무와 숲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이후 김 회장은 정부의 녹화사업에 발맞춰 녹지조성을 결심했고 부지를 물색한 결과 자신의 거처가 있는 목포와 가까운 강진의 칠량면 명주리 일대가 선택됐다. 이때 인연으로 칠량 명주리 일대에는 초당림이 조성돼 오늘날 군민들과 많은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김 회장이 초당림을 가꾸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1969년 김 회장은 3월부터 사람들을 동원해 테다소나무, 편백, 삼나무, 리기테다소나무 등을 심었다. 3년동안 총 161㏊에 48만 3천주의 묘목을 식재했지만 나무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없어 3년도 못돼 절반이상 묘목들이 가뭄과 추위를 견디지 못해 죽어버렸다.

이때부터 나무에 대한 공부를 결심한 김 회장은 일본에서 나무 관련 서적을 구해와 공부를 했고 각종 나무를 가꾸는데 사용되는 가구들도 들여왔다. 이때 구덩이를 파는 식혈기 6대, 하예 작업기 15대, 가지치기를 하는 지타기 20대, 산림용 사다리 10대 등을 들여온 것이다.

나무에 대해 공부한 김 회장은 지역 특성에 맞게 추위에 강한 편백은 북쪽방향에 심고 따뜻한 남쪽방향에는 빨리 성장하는 소나무, 삼나무, 목백합 등을 심었다. 김 회장은 미국과 일본을 다니며 나무 종자와 묘목을 구해와 심는 정성을 보였다.
 
이렇게 나무를 가꾸기 시작한지 5년후에는 350만주의 묘목을 심었다. 이후 명주리 일대에는 관리사무소를 설치하고 상주 직원을 배치해 정성들여 가꿨고 매년 식재면적도 넓혀갔다.

김 회장은 나무 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년 해충방재에도 정성을 들였고 시비와 하예작업, 가지치기 등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신경을 썼다. 또 산속의 나무관리를 위해 개설한 50㎞ 정도되는 임도 관리에도 정성을 쏟았다. 산림조성을 시작한지 50여년이 지난 현재에는 500만주의 나무들이 쑥쑥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정성들여 가꾼 숲은 여러차례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는 아픔도 겪었다. 1978년에는 인근의 한 농민이 논두렁을 태우다 불길이 바람을 타고 산으로 번져 나무가 불에 타버리기도 했고 1989년에도 논두렁의 불이 산으로 번져 15년생 이상 나무 1천여주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김 회장 많은 금액을 투자해 정성껏 산림을 가꿨고 이제는 전국 최대규모의 인공림지가 됐다.

수차례 산불피해를 겪었던 김 회장은 피해를 우려해 그동안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고 있었지만 강진군의 오랜 설득으로 지난 2014년부터 초당림의 일부를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해 좋은 볼거리와 함께 관광객들의 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누구도 나무에 관심을 갖지 않고 무조건 베어다가 사용하려 했던 시대에 김 회장은 나무와 산림의 중요성을 일찍 깨우쳤고 나무를 가꾸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제 김 회장은 우리의 곁을 떠났지만 초당림을 통해 그의 나무와 숲을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히 강진군민들의 마음속에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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