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농고는 지역의 문화적 큰 자산이다’

동문들, 출향인, 주민들 교명복원 의견 확산

지난 2007년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꾼 강진농업고등학교의 원래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고등학교라는 의미를 넘어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기억되고 있는 강진농업고등학교의 의미를 늦기전에 되살리자는 것이다.

강진농업고등학교는 1937년 설립돼 2007년까지 장장 70년 동안 ‘강진농업고등학교’란 학교명칭을 사용해 왔다. 이 기간 동안 강진농고 졸업장을 받아 강진농고를 모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4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최소한 1960년대 이후 졸업생들은 대부분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으면서 고향 강진발전을 위해 기여해 왔으며 특히 모교에 대한 애착이 강해 강진농업고등학교에 유무형의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2007년 모교의 이름이 갑자기 바꿔면서 모든게 약화됐다. 50여년 이상 쌓아온 학교와 졸업생과의 연계, 재학생과 동문들의 연대, 특히 졸업생과 졸업생들의 연계가 거의 와해 수준까지 왔다.
 
총동문회는 유야무야 됐고, 수도권에서 재경강진향우회 보다 튼실했던 재경강진중농고동문회 조직도 크게 위축됐다. 2년전부터는 강진중농고 동문회란 명칭이 아예 사라지고 지금은 강진중학교동문회란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다.

강진농업고등학교 교명을 잃은 파장은 졸업생들에게만 국한되지는 않고 있다. 사회에 포진해 있는 동문기업인들이나 의료계인사들, 정계 인사들이 모교에 대한 관심을 잃게 되면서 재학생들도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 1977부터 있었던 동원그룹의 장학금 지원이 사라진게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에서는 매년 1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학교 이름을 바꾼 후 1천여명이 넘은 학생들이 졸업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동문회에 소속되는 것을 대단히 난감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고등학교 동문회가 큰 자산으로 통하지만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동문회 미아가 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주민은 “제 자신을 소개할 때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 72회 졸업생이라고 소개하는데 듣는 사람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말을 한 나도 이게 맞나하는 의문을 가질때가 많다”고 말했다.

강진농업고등학교가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꾼 후 이렇게 많은 부작용이 누적돼 왔지만 정작 학교가 이름을 바꿔서 좋은 효과를 본 것도 없다는게 중론이다. 농업고등학교로서 그대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고, 마스터고 지정은 강진농업고등학교란 이름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따라 학교의 이름을 강진농업고등학교로 다시 되살려 재학생들에게 길을 넓혀주고, 동문들의 소속감도 복원해서 이를 추진력으로 학교와 지역사회를 함께 발전시키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동문들이나 지역사회나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황호용 강진농업고등학교총동문회장은 “전남생명과학고로 이름이 바뀐 후 생각하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많이 나왔다”며 “강진농업고등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을 하루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내에서도 학교 이름을 바꾸자는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김순애 운영위원장은 “동문들이 교명을 옛 강진농고로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학교측에 자주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측에서도 동문등의 여론을 주의깊게 수렴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1965년 개교한 병영상고도 2008년 학교이름을 병영정보과학고등학교로 바꾸었다가 2014년 다시 병영상업고등학교로 이름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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