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 주요기관 강진농고 출신 ‘뚝’

2003년 이름바꾼 후 뿌리없는 학교돼

한때 전체직원의 90% 이상이 강진농고 출신이었던 강진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센터란 특수성 때문에 강진농고 출신들이 많은 곳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전체직원 40여명중에 강진농고 출신은 4명에 불과하다.

10여년전 강진농업기술센터에서 퇴임한 강진농고출신 한 주민은 “그때는 90% 이상이 강진농고 출신이었고 나머지 10%도 다른 지역 농고를 졸업한 사람이었다”며 “종종 후배들들의 근황을 물어보는데 몇 년 후에는 강진농고 출신이 한명도 없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강진농고 출신들의 대표적인 직장이었던 한국어농촌공사(구 농지개량조합)도 마찬가지다. 강진지사에 근무하는 30명의 직원중 강진농고 출신은 6명 뿐이다. 지역간 인사교류가 많은 편이여서 이 기관에서 강진출신은 10명 뿐이고 나머지 20명은 강진사람이 아닌 외지에서 온 직원들이다.

강진지사에 근무하는 강진농고출신의 한 직원은 “2000년 농지개량조합,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농어촌진흥공사가 통합해 출범한 후 지역출신, 특히 강진농고 출신들이 많았지만 통합 후 전국적인 공채가 진행되면서 차츰 그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진지사에는 강진고 출신 2명, 성요셉여구 출신 1명이 근무중이다. 

강진의 대표적 교육기관이었던 강진농고(현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의 지역내 위상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지역 주요기관 어느곳에서나 포진하고 있었던 강진농고 출신들이 하루가 다르게 감소하고 있다. 대신 강진고 출신들과 타지역 출신들이 그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역시 강진농고 출신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농산물품질관리원(옛 농산물검사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강진완도사무소에 근무하는 강진농고 출신은 11명의 직원중 1~2명에 불과하다.

이같은 변화는 강진군의 가장 큰 공조직인 강진군 공무원조직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강진군청 역시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과장과 계장들이 대부분 강진농고 출신이 석권했지만 이제는 아주 오래전 이야기가 됐다.

현재 강진군청의 13명의 실과장중 강진농고 졸업생은 한명 뿐이다. 강진고 출신도 1명이다. 사무관(5급) 숫자를 기준으로 불 때 강진농고 출신은 4명, 강진고 출신은 4명으로 비슷한 규모다.

그러나 전체적인 강진군 공무원 숫자는 강진농고 출신이 30여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강진고 출신은 70여명에 달해 숫자적으로 이미 강진농고와 강진고는 크게 역전된 상태다.

특히 군청내에서 7급 이하 직원들의 숫자에 있어서 강진고 출신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앞으로 5급이나 6급에 승진할 강진농고 출신들이 그만큼 없다는 뜻이다.

강진농고의 지역내 위상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공무원 채용형태의 변화와 강진고등학교의 상대적 약진등이 꼽히고 있다. 신입직원중에 외지인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것고 큰 변화다. 이같은 추세는 불가피한 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강진농업고등학교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 학교명칭을 전남생명과학고로  변경한 후 지역과 괴리가 심해졌고, 학생들의 지역 기관 진출도 크게 감소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학교의 이름이 바뀌어 동문과의 연계가 희박해 지고 학교의 성격도 변하면서 뿌리없는 학교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8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지역 고등학교가 지역에서 그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은 학교나 학생, 동문들은 물론 지역사회를 위해 결코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다”며 “강진농고의 역사와 전통을 살려 지역사회 발전의 큰 힘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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