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발하는 이 군수가 모셔와
새로운 강진을 만드는데 지표 삼길

북한과 미국의 대화국면에 가장 중요한 의제 중의 하나가 6.25 전사자 유해를 송환이라는 것은 우리 강진 사람들이 고개 돌려 봐야 할 일이다. 미국이 전사자를 발굴하고 예우하는 전통은 유명하다. 유해나 유물이 발굴되면 최고의 예우를 갖춘다. 국가를 울리고 성조기로 유골을 감싼다. 지난 1일 북한에서 하와이로 이송해 온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55구에 대한 예우도 깎듯했다. 송환식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참석했다.

합리주의 사고를 가진 미국이 한낮 미신에 불과할 수 있는 유골을 그렇게 깎듯이 예우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국가를 위해 산화한 사람들에 대한 예의의 표시이자 그런 사람들을 그렇게 대우함으로써 후세들에게 당신들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이런 대우를 받는 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유골은 생물학적인 의미외에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과거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게하면서 정신적인 힘을 주는 그 무엇이다.

10년 전인 2007년 10월의 일이다. 충남 태안앞바다에서 고려청자 수송선 발굴때 나온 사람의 뼈는 충격적이었다. 유골은 배의 가장 아랫부분에 갯뻘과 배 밑창사이에 끼여 있었다. 배가 침몰한 순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거대한 청자화물과 함께 바다에 수장된 모습이었다. 분석결과 12세기~13세기(고려시대) 사람의 유골로 판명됐고 나이는 20대, 성별은 남자라는게 증명됐다.

이 사람은 강진청자와 관련된 사람이었다. 강진에서 개경에 청자를 실어나르는 선원이었거나 아니면 청자를 만들어 직접 개경까지 싣고 가던 도공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사람은 강진청자와 연결된 족보가 확실한 사람이다. 고려시대 유골도 귀한 것이지만 청자유물과 함께 발견된 인골이 더 없이 고귀한 이유다.
그런데 당시 발견된 사람의 유골이 현재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장고안에 10년 넘게 갇혀 있다.  인골에 대한 예우가 깨진 찻잔이나 녹슨 동전과 하등 다를게 없다고 한다. 올해는 인골을 내놓고 전시회까지 열고 있다. 사람의 뼈를 전시하는게 도덕적으로 합당한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사실 저 인골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나 문화재 관계자들에게는 수많은 해저유물물중의 하나일 수 있다. 일년이면 수백에서 많게는 수만건의 해저유물이 발굴되고 있다.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청자는 3만여 점이 넘는다. 그러나 태안앞바다 유골은 우리 강진사람들에게 분명히 다른 개념이다. 강진은 고려청자를 만든 역사를 커다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고, 청자를 팔아서 어떻게 해서든 주민소득을 높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곳이다.

매년 청자축제를 열어 제발 강진으로 놀러 오시라고 관광객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곳도 강진이다. 지금도 대구와 칠량 일대에는 200여 기의 고려시대 청자요지가 산재해 있고 현대적 공방에서 도공 30여 명이 청자를 만들고 있다. 태안선 발굴 유골은 고려시대와 강진을 이어주는 끈이자, 우리에게 무한한 역사적 영양분을 공급해 줄 태줄 같은 것이다. 결국 태안선 유골에 역사성과 생명력을 불어넣을 주체는 우리 강진밖에 없는 것이고 반대로 태안선 유골로부터 풍부한 자양분을 공급받을 주체도 우리 강진인 것이다.

이렇듯 유골을 강진으로 모셔와 할 이유가 넓고 깊다. 하루 빨리 대구 청자촌이나 도공제를 올리고 있는 정수사에 모셔야 한다. 내부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도 불어 넣고 외부적으로 널리 알리기도 해야 한다. 이런 일이 결국 청자를 살리는 일이고 청자축제를 빛나게 하는 일이다. 강진의 미래를 기획하는데 하나의 지표가 될 수도 있다.

지금 그 일을 신임 이승옥 군수가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진행 했으면 한다. 이 군수는 누구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평가 받는다. 새롭게 출발하는 이 군수가 간절한 마음으로 역사의 뿌리를 잡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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