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태안선 발견 고려도공 인골 수난사

10년 동안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전시중인 인골로 바다에서 발견당시 모습이다.
청자축제가 한창인 지난 30일 오전 10시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 연구소 제1 전시설. 이곳에서는 테마전이라고 해서 바다속에서 발굴한 유물을 보여주는 아주 작은 전시회가 시작됐다.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는 작은 유물들 중에 유독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게 있었다. 그것은 빛나는 청자가 아니었다. 사람의 뼈, 인골이었다.  

인골의 주인공은 고려시대 선원. 강진사람이 틀림없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인골은 2007년 충남 태안군 대섬 앞바다 ‘태안선’안에서 2만여점의 강진산 청자와 함께 수습되었다가 10년 넘게 캄캄한 해양문화재연구소 지하 수장고에 있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이번에 ‘태안선의 인골, 그는 누구인가’란 전시회를 열면서 우연히도 청자축제기간에 그 모습을 보이게 됐다. 그동안 강진에서는 이 유골을 강진으로 모여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 일은 군의 무관심속에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골은 강진에서 출발한 고려청자 수송선의 가장 아랫부분에 갯뻘과 배 밑창사이에 끼여 있었다. 다섯 겹으로 켜켜이 쌓인 청자 더미에 깔려 발견된 점으로 보아 갑작스러운 침몰로 선적된 화물에 깔린 당시 상황과 탈출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 등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분석결과  12세기~13세기(고려시대) 사람의 유골로 판명됐고 나이는 20대, 성별은 남자라는게 증명됐다. 인골은 좌우 어깨뼈와 오른쪽 위팔뼈, 좌우 아래팔 뼈, 목뼈에서 등뼈로 이어지는 척추뼈가 나왔다.

인골 위팔뼈 길이를 이용한 신장은 160.1cm로 추정된다. 골절 흔적이나 병리적 징후 현상이 발견되지 않아 건강한 신체의 소유자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고려시대 사람이다. 이 사람은 청자를 실어나르는 선원이었거나 아니면 청자를 만들어 직접 개경까지 싣고가던 도공이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나 인골은 우리나라 난파선에서는 처음으로 발굴된 선원 인골이라고 한다.

목포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유골을 인양한 후 관련규정에 따라 일반 인양문화재와 마찬가지로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수장고에 다른 문화재들과 함께 보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유골은 다시 지하수장고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유골은 일반 발굴문화재와 다른 성격인데다 강진청자와 확실한 연관이 있는 것이여서 유골을 수습해 강진으로 모셔와야 할 것으로 요구되고 있다. 매년 청자축제면 도공제를 지내고 있는 강진에서 이 유골을 예의를 갖춰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강진사람들의 큰 유산... 강진으로 모셔와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30일부터 전시회 열어

인골을 강진으로 모셔오려면 문화재청과 협의를 해야 한다. 강진군이 공식적으로 문화재청에 요구하면 대화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청자파편 하나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고려시대 인골이 청자와 함께 발견됐는데도 이를 깨진 청자만도 못하게 대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강진사람들은 태안에서 인양된 유골을 고려시대 도공의 유해를 대하듯 경건한 마음으로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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