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이다. 보통 7월말, 그러니까 청자축제가 시작될 쯤부터 찾아 오던 폭염이 보름이나 앞당겨 졌다.

장마도 끝났다고 한다. 앞으로 기온이 더 오를 것이라고 하니 비상수준이다. 낮 최고기온이 폭염 경보 발령 수준인 35도 이상으로 치솟는가 하면 열대야로 연일 잠을 설치기 일쑤다.

기상청은 우리나라가 북태평양 고기압에다 티베트 고원에서 달아오른 뜨거운 고기압의 ‘열돔’에 갇혀 앞으로 최대 한 달간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이런 폭염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일본은 최근 서남부 지역에 1,0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216명의 사망자를 낸 데 이어 이번엔 38도를 웃도는 폭염이 덮치면서 수천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사망자도 6명이나 나왔다.

기상학자들은 여름철마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이 빈발하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지목한다. 폭염뿐만 아니라 극심한 가뭄과 홍수 등의 재앙이 온실가스 배출이 늘면서 나타난 기후변화의 증거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갈수록 그 빈도와 정도가 더 심해질 것이란 점이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지구 기온 관측 이래 지난해까지의 최근 5년이 가장 더운 기간이었다. 올해의 폭염 상황이 지속되면 이 기록은 경신될 게 뻔하다.

더 이상 기상이변이 이변이 아닌 시대가 됐다. 재난 대비 시스템이 뛰어난 일본조차 전례 없는 ‘비 폭탄’과 ‘불볕더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일본에 뒤이어 우리도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서둘러 특단의 대책을 세워 신체적으로 취약하고 정보에 늦은 노인들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의 시대에는 비정상적인 재해가 일상적인 재해가 될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 의식으로 비상한 재난 대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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