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규동<다산기념관 다산교육전문관>

수령이 한 악인을 보고 꾸짖기를, “이 지방 인심은 순박한데 네가 어지럽히니 그 죄 더욱 중하다.”하면 뭇사람들이 모두 기뻐할 것이요, 수령이 한 악인을 꾸짖기를, “이 지방 인심이 아주 악하더니 이 같은 일이 생겼구나.” 하면, 뭇사람이 노여워할 것이다. 자기 한마디의 실언으로 뭇사람의 노여움을 불러일으킨다면 또한 어리석은 짓이 아닌가. <목민심서 율기 6조 / 제1조 칙궁>

제7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초선이든 재선이든 3선이든 나름대로 큰 포부를 갖고 자신의 선거구에서 앞으로 4년 동안 일하게 된다.  그런데 각자가 선거기간 동안 내걸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그 가운데 무엇을 가장 먼저 실천 할 것인가 선택과 집중이 되어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 유교사회에서 관리가 지방관으로 내려 갈 때는 임금이 특별히 지방관을 접견하면서 다음과 같은 당부를 했다. ‘공은 짐을 대신하여 한   고을을 다스리는 것으로 책임이 막중하다.

과인이 항상 걱정하는 것은 백성들의 삶이다. 그들의 고통을 살펴 해결하고 원성을 사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추호라도 어명을 거역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실지로 재임 중 정사를 잘 못해 임금 앞에 불려가 곤장을 맞은 관리들이 많았다.

결국 모든 지방관의 일의 중심은 백성이다. 그 백성들의 일에 있어 잘하고 못하는 것은 지방관은 물론 그 지역의 관료들 즉 공무원들이다. 따라서 공무원들이 백성들을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하다. 왜냐면, 공무원들도 내부고객으로 내부고객의 만족없이 외부고객의 만족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지방관들은 모든 것이 새롭고 눈에 설 것이다.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공무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질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과연 어떤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것인가를 다산은 200년 전에 이미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

다양한 경우가 있어서 서로 다르니 친숙하지 못하여 마음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을 것이나, 그것 때문에 꾸짖거나, 화를 내는 일에 있어서 무엇보다 한마디의 실언으로 뭇사람의 노여움을 불러 일키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라는 다산의 가르침이다.

전관에게 흉허물이 있더라도 이를 감추어 주고 드러내지 말라. 전관에게 죄과가 있더라도 이를 메워 성립되지 않게 하라. 그리고 정책이 가혹했다거나 너그러웠거나 명령이 잘되고 못된 것이라거나 했던 것들은 실정에 맞추어 변경하면 허물이 있었더라도 바로잡아질 것이다. <목민심서 봉공 6조 / 제3조 예제>

모든 행정의 중심에 백성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공무원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 조직 속에서 서로가 행복해지려면 우선 주변 환경이 안정적이고 서로가 신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진다.

전관에게 허물이 있더라도 이를 감추어 보완하고 바로 잡아라는 다산의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사고를 긍정적으로 발전시켜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단절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발전의 계기로 삼도록 하라는 가르침이다.

거울을 보면서 억지로 웃는 연습을 하면 사고의 색깔이 밝은 색으로 바뀐다고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걸맞게 긍정의 마인드로 다산의  커뮤니케이션과 긍정의 심리학을 되새겨 서로가 윈윈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장 모두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긍정의 마인드가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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