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로 사용불가, 애물단지 전락…주민 홍보도 미흡

▲ 지난해 9월 관내 19개소 버스승강장에 설치된 버스안내단말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주민들에게도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 어르신이 강진읍 버스터미널 내 승강장에 설치된 버스안내단말기가 높은 천장에 설치돼 있어 노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버스승강장에 설치돼 버스도착 시간 정보를 알려주는 ‘버스정보안내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강진읍시장과 인접한 곳에 있는 오감통 버스승강장. 이 곳에는 4명의 주민들이 앉아 버스를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승강장 한쪽벽면에 사각 모양의 단말기가 하나 설치돼 있다. 승객들은 단말기가 무엇에 쓰는 것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 단말기가 바로 지난해 7월 강진군에서 공모사업으로 설치한 버스정보 안내 단말기이다.

강진군은 지난 2016년 공모사업에 신청해 국비와 도비, 군비 등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내 버스승강장 중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은 곳을 골라 19개소에 이 단말기를 설치했다.

설치된 곳은 11개 읍면소재지 버스승강장과 강진읍 터미널, 오감통, 풍동마을, 석문공원 등에 설치됐다. 하지만 설치된 단말기는 현재 작동하지 않고 있었고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다.

오감통 버스승강장의 경우 실내에 설치돼 있어 어느 정도 깔끔한 모습이었지만 그 외에 외부에 노출된 승강장들의 경우 대부분 관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강진농협 자재백화점 앞 승강장에도 단말기가 설치돼 있지만 작동은 하지 않은 채 단말기 주변에 거미줄만 가득한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군동면소재지와 석문공원과 군동 남미륵사 입구에 있는 풍동마을 승강장에 설치된 단말기도 마찬가지 모습을 하고 있었다.

▲ 군동면사무소 버스승강장에 설치된 버스안내단말기의 모습이다. 단말기 주변 곳곳에 거미줄로 뒤덮혀 있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 승강장에 설치된 단말기들은 단말기내 시계와 실시간뉴스만 움직일뿐 정작 중요한 버스가 언제 도착하고 도착시간까지 얼마나 걸리는가 하는 정보는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강진읍 버스터미널내 단말기의 경우 건물 천장에 설치돼 있어 눈이 좋지 않은 사람이나 노인들은 단말기에 적힌 글씨를 알아볼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또 이 단말기가 무엇에 쓰는 것인지조차 대부분의 승객들과 주민들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버스정보안내 단말기는 주로 도시권에 많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시골의 현재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지역의 경우 각 마을별로 버스가 드나드는 경우가 하루에 많아야 2~3번인데다가 버스시간도 주민들이 대부분 알고 있어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단말기의 주 타겟인 관광객들 조차도 버스를 타기보다 대부분 자가용이나 단체 관광버스를 타고 강진을 찾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지역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단말기가 정상 작동하더라도 버스 도착 10분 전부터 문자 안내가 이뤄지는 시스템인 탓에 효율성이 떨어져 불필요한 사업에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단말기의 경우 기본적인 관리는 군에서 맡고 있지만 고장이 났을 경우 하자보수는 교통안전공단에서 강진군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교통안전공단이 전국의 모든 단말기를 관리하고 있는 탓에 고장이 나거나 작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군에서는 지난해 7월 설치를 완료해 현재 1년 정도 시범운영을 해오고 있지만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버스 운전기사가 승강장에서 출발할 때 GPS 입력을 해주어야 단말기에 도착시간이 입력되는 방식인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강진읍의 경우 승강장간 이동거리가 짧아 버스 도착 10분 전부터 작동하는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관계자는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교통안전공단에 수리요청을 했다”며 “교통안전공단과 논의해 즉시 하자보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고 현장 점검을 통해 개선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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