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가며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상인들

▲ 교토의 한 상점앞에‘血續(혈속)이라는 문구가 붙혀 있다. 가족 대대로 내려오며 경영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 병영상인, 개성상인이 있다면 일본엔 교토상인이 있다. 교토상인은 상인 중의 상인(아킨도)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교토 상인을 가리켜 1000년 상인이라고 한다.

1000년 이상 된 가게 6개가 영업 중에 있고, 200년 이상 된 가게는 무려 1,600개에 이르는데서 비롯됐다. 그들의 대부분은 ‘지속 경영’, 즉 대를 이어가면서 한 가게에만 충실해 온 상인들이다.

교토상인은 신용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세운다. 신용을 위해서는 이익도 과감히 버리며 손해마저도 기꺼이 감수함으로써 일본의 사회 근간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교토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가 ‘교세라’다.

1959년 창업 당시 자본금 300만엔, 직원 28명으로 출발했던 교세라는 2014년 기준 국내외 계열사 226개, 직원 6만8,185명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매출은 1조5,265억엔, 영업이익은 934억엔을 기록했다.

교토에 교세라만 있는 건 아니다. 닌텐도, 와코루, 오므론, 일본전산, 무라타제작소, 호리바제작소 등도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일본의 버블 붕괴로 많은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2000년대 초반에도 묵묵히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던 기업들이 바로 교토에 소재한 기업들이었다. 그 결과 이들은 ‘교토식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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