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여고생 수색 밀착 지원한 도암 지석마을 주민들

▲ 윤치오 도암 지석마을 이장이 경찰들에게 제공할 수색봉을 마을 인근 대나무밭에서 만들고 있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지역주민들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실종 여고생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와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지 9일이 지난 24일 오후 3시께 도암면 지석마을 인근의 매봉상 정상부근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장소는 사건본부가 있는 지석마을 회관과 불과 1㎞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DNA 검사 결과 이 여성의 시신은 실종여고생으로 최종 확인됐다.

발견당시 시신은 얼굴과 몸, 다리 일부 등에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 신원확인이 어려웠다. 사건현장에서 별다른 물건을 발견되지 않았고 정확한 사인은 현재 조사중이며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강진경찰에서도 사인과 함께 사망한 용의자와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때문에 현재 경찰에서는 최근까지도 발견현장 부근에서 사건단서를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매봉산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마을주민들이 자주 오르는 산은 아니고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간혹 등산코스를 따라 산에 오르는 경우는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경찰의 현장 본부가 설치된 도암면 지석마을은 이번 사건의 중심지였다. 떠들썩했던 마을은 여고생이 시신으로 발견된 이후 현장본부도 철수했고 일부 방송국 차량들만 남아 조용한 분위기만 감지됐다.

사건발생한 날부터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마을주민들은 경찰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마을에서는 마을회관 바로 옆 농기계 창고를 현장본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현장본부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콤바인과 이앙기 등 마을의 농기계들이 줄지어 보관중이었지만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마을주민들은 농기계를 다른 장소로 이동시켰다.

또 군에서 설치한 간이화장실을 활용하기 위한 전기시설도 마을이장을 맡고 있는 윤치오씨가 도맡았다.
작은 마을인 탓에 주차공간이 많지 않아 지석교회의 넓은 공터가 주차공간으로 활용됐다.

보통 하루에 경찰버스가 14~16대 정도가 드나들었지만 대부분 버스들은 교회에 주차해 큰 교통혼잡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에 교회에서는 수색작업을 한 500여명의 경찰들에게 교회내 식당을 식사장소로 제공 했다. 뿐만 아니라 교회와 마을주민들은 무더운 날씨에 수색하는 경찰들에게 생수를 지원했다.

이런 것들 외에 이번 수색작업에서 가장 큰 역할은 바로 안내자 역할이었다. 대부분의 경찰들이 마을주변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많았다. 이에 윤치오 마을이장과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이산저산을 돌며 경찰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사건 초반에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자 저수지내부 바닥과 주변에서 여학생이 있을 만한 장소들을 알려주며 함께 앞장서서 수색을 하기도 했다.

윤치오 이장은 경찰들의 수색봉을 직접 대나무로 제작해주기도 했다. 윤 이장은 마을의 뒷산이 해남윤씨 지석파 문중산으로 소유권을 갖고 있는 3명을 찾아가 대나무를 잘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이후 매일 수색작업이 시작되기 전인 새벽 5~6시에 자신이 직접 마을회관 인근과 마을 뒷산에 올라 쓸만한 대나무를 잘라 수색작업에 사용할 수 있을 만한 크기로 잘라 봉으로 수백개를 제작해 경찰들에게 전달했다.

경찰들도 자신들의 봉이 있었지만 길이가 짧고 무거워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윤 이장이 직접 대나무로 제작해 전달했고 대부분의 경찰들은 대나무를 수색봉으로 활용했다.

또 마을주민들도 하루빨리 사건해결을 바라는 의미에서 새벽부터 주변지역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바쁜 영농철임에도 잠시 농사일을 접고 수색작업에 매달리며 여학생이 무사히 귀가하길 간절히 소망했다.

강진군과 도암면, 의용소방대를 비롯한 지역 사회단체에서도 잡초 제거를 위한 예취기 부대를 지원하며 수색을 돕기도 했다.

도암 지석마을의 한 주민은 “여학생이 아무런 일 없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며 수색작업을 도왔는데 안타까운 마음뿐이다”며 “모든 군민들의 마음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을의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사건이 마무리되길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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