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용의자 사망으로 여고생 수색 난항, 5일째 무소식

▲ 경찰병력이 7일째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수색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건개요

여고생 A(16)양이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집을 나선 뒤 행방불명됐다. 당일날 자정 무렵까지 A양이 돌아오지 않자 A양의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강진경찰에서는 A양이 실종 직전 SNS 메신저를 통해 친구들에게 ‘아버지 친구와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간다’라는 대화를 나눴던 것을 토대로 A양 아버지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B(51)씨의 소재를 파악에 나섰다.

이때 A양은 친구들에게 해남쪽으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대화가 끊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씨는 군동면에 거주하고 있으며 강진읍에서 지난해 식당을 오픈해 현재 운영해오고 있다. A양이 사라진 다음날인 17일 오전 6시20분께 B씨의 자택이 있는 군동면 인근의 공사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망하면서 수사방향이 A양 수색으로 집중됐다. 경찰에서는 지난 16일 오후 4시께 A양의 휴대폰의 신호가 도암면 지석마을 부근 기지국에서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17일부터 경찰병력 6개 중대 600여 명이 투입돼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20일 현재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 용의자 자살로 수색작업에 집중

A양 실종사건이 접수된 직후부터 강진경찰에서는 메신저 대화내용을 토대로 B씨와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를 시작한 다음날인 17일 새벽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던 B씨가 갑작스럽게 자살을 택하면서 사건수사가 어려워졌다. 현재 A양의 소재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휴대폰의 마지막 신호가 잡힌 도암 지석마을 부근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17일부터 본격적인 수색에 나섰다. 먼저 119 구조대와 함께 협력해 지석마을 부근의 동령제와 B씨의 자택 부근에 있는 금사저수지를 우선적으로 수색했다.

119 구조대에서는 보트를 투입해 수색에 나섰고 잠수복을 입고 물속도 수색했다. 또한 600여 명의 경찰 병력들과 수색견 은 도암 지석마을 회관을 중심으로 마을부근 반경 4~5㎞ 정도 야산과 마을 주변 숲을 수색했으며 강진~도암방면 4차선 국도변에도 병력이 투입됐다.

19일까지 국도변과 마을주변을 수색했지만 효과가 없어 범위를 더욱 확장해 강진~도암간 구도로인 지방도 주변까지 수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잡초와 숲이 우거져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군에서 동력예취기를 지원해 잡초를 제거하고 수색작업을 돕고 있다.

■왜 수색장소 도암 지석마을인가

강진경찰은 실종 여고생을 찾기 위해 도암 지석마을회관 앞에 현장본부를 설치했다. 그렇다면 왜 경찰은 지석마을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을까.

이는 유력 용의자인 B씨가 실종 당일날 지석마을에 나타났고 마을 주변에서 여고생 A양의 휴대폰의 신호가 끊어진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 마을은 B씨가 태어난 고향이다. 마을에 B씨가 살던 집이 아직 남아있고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폐가가 됐다. B씨는 약 35년 전 마을을 떠났다.

경찰은 마을내에 CCTV를 조사한 결과 B씨 소유로 된 승용차가 마을회관 앞을 지나가는 장면이 촬영된 것을 찾아냈고 마을주민들도 B씨의 차량이 마을회관 뒤편의 낮은 야산에 정차돼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마을주변 CCTV에서도 차량이 지나가는 장면이 멀리서 촬영된 것을 찾아냈다.

CCTV 촬영된 영상을 토대로 시간분석을 해본 결과 마을회관 야산으로 들어간 시간이 오후 2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었고 마을회관 앞을 빠져나간 시간이 오후 4시가 넘어선 시간이었다.

이를 토대로 약 2시간의 공백기간 동안 마을회관 인근 야산에서 무엇인가 행동을 했을 것이라는 판단에 수색 첫날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차량을 목격한 마을주민은 수상한 차량이 있어 유심히 살펴보긴 했지만 차량은 멈춰있었고 차량 내부는 썬팅이 진하게 돼 있어 보이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을회관 주변을 17~19일까지 3일간 수색했으나 별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경차은 수색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지석마을 주민들도 사건 발생 다음날인 17일 사건소식을 전해듣고 마을회관 인근 야산을 찾아봤지만 별다른 점을 찾지 못했다.

■수상한 용의자 B씨의 행동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B씨는 먼저 지난 16일 오후 2시경 성전면에 있는 A양을 차량에 태우고 이동했다. B씨가 A양을 태우고 간 곳은 도암면 지석마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후 2시경 B씨는 마을주민들은 평소 잘 이용하지 않는 샛길을 통해 마을회관 뒤편의 야산으로 올랐다.

이 길은 도로변에 풀이 우거져 있어 승용차는 차량에 상처가 나기 때문에 주민들은 평소 거의 이용하지 않는 길로 알려져 있다. 승용차가 샛길로 올라간다는 것이 평범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주민들의 의견이다. 그곳에서 약 2시간 정도 머무른 뒤 B씨의 차량은 마을회관 앞으로 빠져나갔다.

이는 마을회관 앞에 설치된 CCTV에 차량이 촬영됐다. 현재 마을내에는 어림잡아 20~30대 이상의 CCTV가 설치돼 있다.

평소 절도가 많아 마을주민들 스스로가 방범카메라를 설치한 것이고 도로를 비추는 것만 6~7대 정도지만 어느 카메라에도 들어가는 장면이 정확하게 찍히지 않았다. 자세히 살펴봐야만 알 수 있을 정도로 멀리서 차량이 찍힌 것뿐이었다.

이는 B씨가 카메라를 피해 마을로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B씨의 수상한 정황은 또 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평소 나타나지 않았던 B씨가 마을에 자주 나타났고 이를 마을주민들이 목격했다는 것이다.

현재 마을에는 B씨가 태어나 자랐던 집이 남아있고 마을회관과 직선거리로 약 300m 정도 떨어져 있다. 이 집은 현재 폐허로 남아있고 집의 소유권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되고 난 후 마을주민들은 감시카메라를 피해 산에 오른 것이나 사건 전에 마을에 왔었다는 것을 토대로 사전답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16일 오후 4시경 지석마을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 B씨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차량 내외부를 청소했다. 그날 밤 11시경 자신의 집에 A양의 어머니가 찾아오자 집을 몰래 빠져나왔고 다음날인 17일 오전 6시경 집 근처 철도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무성한 소문들 너도나도 '종편패널'

이번 여고생 실종사건이 주목을 받으면서 지역내에서도 많은 소문들이 퍼져나가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실종된 여고생이 어느 장소에서 사망한채로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발견된 장소도 다양했다.

일부는 군동의 축사에서 발견됐다는 것, 군동 다리 아래에서 발견됐다는 것, 신전의 한 저수지에서 발견됐다는 것 등 다양한 소문들이 주민들 사이에서 기정사실처럼 나돌고 있다.

이 때문에 한때 강진읍내에서는 실종된 여고생이 시신으로 발견됐다라는 것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떠돌기도 했다. 이같은 가짜뉴스로 인해 오히려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경찰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고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큰 상처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경찰들은 실종자를 찾았냐고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고 수색본부가 있는 지석마을 주민들에게도 문의전화가 이어져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된 A양이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는 가짜뉴스로 인해 또 한번 큰 상처를 받고 있어 자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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