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묘목으로 강진을 떠났던 모란이 200여년만에 강진으로 돌아와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영랑생가 뒤편 세계모란공원에 심어진 백모란과 적모란 이야기다.

백모란과 적모란은 대전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김동벽(84), 김병오(83)씨 부부가 강진군에 기증했다. 그 사연이 재미있다. 규모도 흔히 볼 수 없는 크기다. 백모란은 250㎝, 적모란은 200㎝ 높이다. 이정도 크려면 200년은 커야 한다고 한다. 돈으로 따지만 1천만원이 넘는다고 하니까 여러 가지 면에서 귀한 모란이 아닐 수 없다.

사연인 즉, 김동벽씨 부부의 증조할아버지인 덕재란 분은 아주 오래전 노무관리일을 했는데 그의 할아버지가 강진에 살던 사람으로부터 두 그루의 모란 묘목을 얻었다고 한다. 누구로부터 얻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강진사람임에는 분명하다고 한다. 덕재란분의 할아버지는 강진사람에게서 얻은 모란 묘목을 충남 서산 자택에 심었다.

모란은 잘 자랐다. 자택의 모란은 집주인이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로 자연스럽게 대를 이어오면서 그들의 삶과 함께 했다. 현재의 소유자가 동벽씨 부부다. 그런데 동벽씨 부부가 대전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모란도 대전으로 따라서 이사하게 됐다.

그러던 중 최근에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나무 처리 방법을 놓고 고민하게 됐다. 동벽씨는 지난해 5월 강진을 찾아 세계모란공원을 들를 기회가 있었다. 각종 모란으로 가득한 공원이 인상적이었다. 한켠에 기증받은 모란이 아름답게 조성돼 있어 보기 좋았다.

동벽씨 부부는 모르는 사람에게 나무를 넘기는 것보다 강진군에 기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 강진군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200년만의 귀향이었다.

사연이 모란꽃 만큼이나 아름답다. 강진은 영랑선생이 지은 ‘모란이 피기까지’라는 시도 유명하지만 이제 막 모양이 잡혀가고 있는 모란공원도 차츰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김동벽씨 부부가 기증한 모란이 강진의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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