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 / 언론인

강진청자축제가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런던 올림픽이 오픈한 날인 7월28일부터 9일간 열렸다. 행사 기간 내내 폭염이 이어졌다. 최고 기온이 35도 전후까지 올라 폭염주의보 대상지역에 들었다. 행사 종류도 너무 많았다. 

이 기간에 장흥에서는 물 축제가 ,여수에서는 엑스포가 진행 중이었다.  강진은 자랑스런 청자 역사가 있어 내일이 밝다고 한다. 강진을 먹여 살릴 것처럼 홍보해온 청자축제가 치밀하게 기획되었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문다.

 무엇을 노리고 개막일을 런던 하계 올림픽 출범일에 맞추었는지 궁금하다. 2012년 청자축제를 기획하기 전부터 올해 올림픽 일정은 확정됐다. 축제 일정을 검토하면서 런던 올림픽 기간을 무시하고 계획을 짰을까. 

올림픽 개. 폐막일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개막일을 동일하게 조정했을까. 아니면 올림픽영향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을까 .어떤 경우이든 청자축제는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파워에 눌려 흥행에 악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강진청자축제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라고 한다. 하지만 204개국이 참가한 70억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를 능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일이 뒤틀릴려고 그랬던지 런던 올림픽은 24시간 한국인의 눈과 귀를 열리게 만들었다. 청자축제기간에 한국선수들의 메달이  집중됐다. 수영, 사격, 유도,펜싱등등. 여기에다 심판 판정이 잇달아 국민적 공분이 더해지면서 런던 올림픽 TV화면이 안방을 지배했다.

사상 유례없는 더위 속에서 이만한 청량제를  찾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청자 축제는 계속됐다. 코끼리에 비스켓을 갖다대면서 크기를 비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양극화라는 말이 무슨뜻인지 실감나게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의 축제다. 

 강진청자축제를 난처하게 만들어버린건 올림픽 뿐만 아니다. 보름이상 33-35도의 폭염이 지루하게 이어졌다. 폭염경보,주의보가 번갈아 내려졌다. 기상관측 사상 흔치않은 더위였다. 장기간의 찜통더위가 온 국민을 괴롭혔다.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1300도 고열 속에서 탄생하는 청자 체험을 자랑스런 프로그램으로 추천한다면 먹혀들어갈까. 40회 청자축제 주제는 물...그리고 청자다. 대형 청자주전자에서 뿜어 나오는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는 장면은 즐거움일수만은없다. 더위에 짜증난 사람들에게는 약 올리는 모습으로 다가설수도있다.

 강진군은 그래도  여름을 고집한다.  참 이상스럽다. 별스런 폭염 탓인지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한때는 봄. 가을로 옮겨 치른 적도 있었다. 여름으로 시기를 환원했을 때 강진군은 근거를 이렇게 댔다.

" 휴가와 여름방학 등으로 전국적인 관광객 유치가 가능하고 인근 해수욕장과 연계, 축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시기가 다른 지역 축제시기와 겹치지 않고 강수량도 얼마 되지 않는 등 기상이 양호한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 

 결론은 경쟁력 확보다. 방학, 해수욕장, 타 지역 축제시기를 종합하여 여름으로 정한 것이다.  여름과 봄, 가을에 치렀을 경우 관객 과 지역 경제 활성화 유발효과 등에 대해 비교 분석 결과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통계 수치를 근거로 여름이 적기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은 분명하다.

 여름의 축제는 청량감 주는 내용이 바람직하다. 사람들은 더워지면 본능적으로 시원한 대상을 찾기 마련이다. 이는 인간의 보편적 성향이다. 강진과 가까운 완도나 송호리등지의 해수욕장은 해마다 흥청거리는 장터처럼 붐빈 것도 그런 까닭에서 연유한다.

인접한 장흥 물 축제 현장이 북적거린 것도 마찬가지이치다.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린올해같은 경우 어느 쪽으로 더 많은 발길을 돌렸을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강진축제구경하고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거꾸로 해수욕을 한 후 강진 청자 축제장에 들린다.  여름철 휴양지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존재함으로 불가마속에서 태어나는 청자 체험은 선택의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여름을 고집한 것은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올림픽 기간에 맞춘 데도 까닭이 있을 것이다. 행사기간내내 저녁이면 인기가수들을 동원한 속내를 모를 바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의문이 떠나지않는다.청자문화의 계승발전과 강진의 안정적 먹거리로 정착시키기 위한 목적에 부합한 행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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