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읍 부춘마을 귀농인 청자골표고농장 박진천씨

귀농 첫 해 실패 극복 연순수익 7천여만원

강진읍 부춘마을로 귀농한 청자골표고버섯 농장 박진천 대표가 자신의 하우스에서 재배중인 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012년 귀농해 한 차례 실패를 이겨내고 성공적인 귀농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도시 생활을 접고 귀농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다. 귀농인 중 강진읍 부춘마을에서 청자골표고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진천(51)씨.

박 씨는 강진에 아무런 연고도 없다. 고향은 서울이고 처갓집이 장흥일뿐 강진과는 인연이 없다. 인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박 씨가 강진에 정착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서울에서 회사에 다녔던 박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트럭을 마련해 운수사업을 시작했다. 이때가 2002년경이다. 그로부터 2012년까지 10년동안 운수업에 종사해왔던 박 씨는 기름값 상승으로 수익이 떨어지자 귀농을 생각했다.

고민하던 박 씨에게 부인 최현옥(48)씨는 자신의 고향인 장흥의 특산물 표고버섯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던 중 박 씨가 우연히 잠을 자다가 큰 처남이 꿈에 나타나 표고버섯을 해보자는 이상한 꿈을 꾸게 됐고 그때부터 바로 표고버섯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박 씨는 장흥을 찾아가 표고버섯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당시에 원목재배 보다 톱밥배지 재배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에 장흥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배지 생산농가를 찾았고 그 농가로 표고버섯과 톱밥배지에 대해 문의했다. 약 1천만원정도의 톱밥배지를 예약했고 그해 11~12월경 배지를 받기로 계약했다.
 
배지를 구입한 박 씨는 땅을 구입하기 위해 장흥내 곳곳을 다녔지만 입지조건과 가격이 맞는 땅이 없었다. 장흥에서 찾지 못해 우연히 강진에서 부춘마을 이장을 만나게 됐다. 귀농을 준비하고 있고 땅이 필요하다는 박씨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마을이장은 친척소유의 땅을 소개해줬다.

그곳이 바로 현재 농장이 있는 곳이다. 먼저 하우스 3동과 선별장, 저온창고 등의 시설을 마련하고 톱밥배지가 농장으로 들어왔고 표고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표고버섯에 대한 재배기술과 톱밥배지에 대한 관리 노하우가 없었다. 귀농에 대한 마음만 앞섰기 때문에 표고버섯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당시에 3천만원어치를 투자해 얻은 수익은 500~600만원정도였다. 빚만 남았다.

박 씨는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을 결심했고 버섯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장흥의 한 농장을 찾아가 무임금으로 일을 할테니 버섯에 대해 가르쳐달라고 요청했고 7개월정도 농장에서 일을 하며 표고버섯 재배 방법과 배지에 대한 관리노하우 등을 익혔다. 이 곳에서 기존 사각형태의 배지틀을 관리가 쉬운 원통형 배지에 대해 알게됐다.

2014년 봄 다시 대출을 받아 표고버섯 재배에 도전했다. 쉽지 않았지만 버섯 수확량도 어느 정도 나왔고 많은 돈은 아니었지만 다음 농사를 준비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은 올렸다. 재배에 대한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되자 판로가 문제였다.

판로에 고민하던 중 우연히 강진군청 관계자들이 박 씨의 농장을 찾았고 박 씨는 담당자들에게 평소에 어려운 점이었던 판로에 대한 고민과 종균구입비 지원에 대해 건의했다.

이후 2015년부터 마량놀토수산시장이 생기면서 그곳에서 지역농산물부스가 마련되니 그 곳에서 표고버섯을 팔아보라는 권유를 받고 팔기 시작했다. 판매 첫날 표고버섯 60~70㎏이 오전에만 모두 매진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고 이후부터 매주 판매를 하기 시작했고 매번 100㎏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초록믿음직거래사업단에도 동참했고 서울과 경기도 등지를 돌아다니며 버섯을 판매했다. 표고버섯만 재배하던 박 씨는 최근에는 고송버섯까지 재배를 시작했다.

3동의 하우스가 최근에는 6동까지 늘었고 수익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판로가 안정되면서 종균값 등 비용을 제외하고도 약 7천만원 정도 순수익을 올렸다.

박진천씨는 “귀농전에 작물을 신중히 결정해야하고 결정한 작물에 대해 연구와 공부를 철저히 하며 사전준비를 해야 한다”며 “귀농하기 전에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만 귀농의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고 작물의 시장성을 잘 살펴보고 장기작물보다는 단기작물이 소득을 올리기에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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