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향 김영렬 화백의 유작이 곰팡이에 부식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완향선생 사후 10여년 동안 그렇게 방치되고 있다. 금서당이란 건물도 그렇다. 빗물이 스며들어가 굵직한 기둥에 시커멓게 물이 들어있다.

강진은 지금 금서당이란 최초의 교육기관 건물과 함께 그안에 보관중인 완향선생의 유작 100여점을 함께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부끄럽게도 우리의 문화수준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자치단체나 지역유지들이 금서당과 그림에 관심을 보내지 않은 것은 그것을 개인의 소유물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건물이 무너지고 그림이 썩는 것을 지극히 개인의 일로 국한해서 보기 때문이다.

그런시각에서 보면 그림을 군이 매입해서 전시실을 짓고 영구 보관하자고 하는 것은 개인의 넋두리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완향선생의 작품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을 통해 그 가치가 인정된 것들이다. 또 외면해서는 안될 것은 그 그림이 하나같이 강진의 풍경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들이 훗날 강진사회에 어떤 가치를 갖게될 것은 분명하다.

요즘 지역사회에서 자료를 찾다 보면 그런 일을 많이 겪는다. 60년대는 아예 포기하더라도 70, 80년대 강진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장이 결정적인 가치를 가질 때가 있다. 사진이 귀하기 때문이다.

그림 역시 마찬가지다. 강진을 담고 강진을 기록한 것은 어떤 것이든 훗날 지역사회에 기여한다. 그게 문화의 힘이다.

더 늦기전에 금서당과 그안의 그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다. 서울에서 그림을 사가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있고, 미국으로 가져가겠다는 매입자도 나왔다고 한다. 이것을 그렇게 놔둬서는 안된다.

몇 년전 강진의 대표적인 한옥인 비장네가 경기도로 팔려간 후 참 많은 사람들이 후회했다. 금서당과 그림도 그 신세가 되지 말란법이 없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군수님이 일단 금서당에 가봐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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