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대교 개통 1주일… 약산면 당목항 풍경

완도읍까지 1,300원 단일 요금 간선버스 운행
버스비 차이만 1만원… 강진쪽 대응책 마련 필요


지난 6일 완도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 장보고 대교가 공식 개통하면서 그동안 강진에 생활권을 두고 있었던 고금과 약산지역 주민들의 생활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개통한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갑작스러운 생활권 변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변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약산 당목항에서 한 주민이 완도읍으로 향하는 버스를 탑승하고 있다.
완도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 총 4.3㎞의 장보고 대교가 지난 6일 개통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개통됐다. 다리개통으로 약산~고금~신지~완도읍까지 육지를 통해 연결된 셈이다.

그동안 고금, 약산 일대 주민들은 행정구역상 완도에 속했지만 사실상 강진읍과 마량면에 생활권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장보고대교 개통이후 이같은 모습이 변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찾아간 완도 약산면 당목항. 쌀쌀한 날씨탓인지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곳은 금일과 생일 지역주민들이 배를 타고 육지로 나오는 곳이다.
 
장보고대교 개통으로 완도읍에서 이 곳까지 간선버스를 운행중이다. 한마디로 장보고대교 개통으로 배에서 내려 버스만 타면 완도읍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곳에서 만난 완도 주민들은 장보고대교 개통을 반기면서도 생활권을 강진에서 완도로 바꾸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차 완도읍으로 향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이곳에는 완도군에서 동부권 주민들을 완도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30분에 1대씩 버스를 배차하고 1,300원 단일요금으로 책정했다.
 
이 곳에서 강진읍은 6,2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버스비 차이가 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마량 장날의 경우 하루에 20~30명까지 강진방면 버스를 타고 있고 평일에도 5~10명 정도가 꾸준히 강진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약산면 당목항에 마련된 매표소에서 한 주민이 배표를 매표하고 있다. 당목항은 금일과 생일 주민들이 배를 타고 도착해 강진이나 완도 방면 버스를 타는 곳이다.
반면 현재 완도읍의 방면의 경우 장날에도 많아야 5명 정도로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금일에 거주하고 있는 김형준(56)씨는 “지금까지는 배를 두 번 타야하기 때문에 완도읍은 일년내내 한번도 가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30분이면 완도읍까지 갈 수 있어 완도읍을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며 “지금까지는 병원을 이용하더라도 강진을 이용하곤 했지만 앞으로는 지역상가를 활용하자는 차원에서 완도읍으로 옮길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완도읍에서 금일로 향하던 장웅(67)씨는 “아직 읍내로 유입되는 인구변화는 크지 않지만 완도읍시장의 경우 다리 개통이후 못보던 고금, 약산 주민들이 늘어난 것 같다는 반응이다”며 “약산과 금일, 생일 등은 거리와 버스비를 감안하면 완도읍 시장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고금여객에서 10년째 버스운전을 하고 있는 박상철(38)씨는 다른 생각이다. 박 씨는 “버스비가 싸졌고 횟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현재 고금과 약산지역에서 완도방면 버스를 타는 사람은 많지 않은 점만 봐도 대부분 자기 차를 갖고 있는 시대에는 큰 효과는 없다”며 “자가용을 이용하면 완도읍과 강진읍이 별차이가 나지 않고 완도의 물가가 비싼 편인 데다가 병원은 기존에 이용해왔던 병원을 계속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활권의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량면과 고금대교를 사이에 두고 있는 고금의 경우에도 생활권의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고금면소재지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희(74)씨는 다리는 개통됐지만 완도방면 버스는 탑승객이 없는 경우가 많고 반면 강진방면의 경우 장날의 경우 일부라도 탑승객들이 있어 변화는 없다는 것.

박 씨는 “아직 변화는 없지만 완도읍 시장이 과거보다 가까워지면서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며 “하지만 완도의 경우 물가가 강진보다 비싼 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완도군으로 생활권의 이동은 없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강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강진농협 파머스마켓에 따르면 장보고대교 개통 전후로 일매출 5천~5천500만원 정도로 매출 변화는 없다는 반응이다.

또 고금, 약산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는 읍내의 한 병원의 경우에도 환자수에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 병원의 경우 전체 환자중에서 10~20% 정도가 완도지역 주민들로 다리개통과 상관없이 최근에도 하루에 꾸준히 10~20여명이 찾고 있다.

약산 당목항까지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강진교통의 경우에도 다리개통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매출집계는 하지 않았지만 탑승객 숫자에 있어서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다는 분위기이다.

전반적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금, 약산지역 주민들의 일부가 완도읍 방면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지역 상가들은 위기감을 갖고 있다.
 
강진교통은 왕복의 경우 버스비 차이가 1만원 가까이 나는 상황에서 이제는 강진군에서도 단일요금 적용을 심도있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전남도에서 곡성, 보성, 영암, 고흥 등의 경우 거리에 상관없이 단일요금 1천원을 받고 있다. 이는 자지역에서 이웃지역까지 가는 노선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강진은 거리에 따라 요금이 책정되고 있다.

강진교통 윤병현 사장은 “장보고대교가 개통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금, 약산주민들의 10%만이라도 생활권을 바꿀 경우 강진 상가들의 매출하락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지역차원에서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하고 단일요금제 적용도 그 방안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산면 당목항=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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