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운/언론인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통합문제를 놓고 막장드라마를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후의 상황은 적대적인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중도 개혁세력과의 통합을 기정사실로 못박은 안철수 대표와 ‘땡쳤다’ ‘저능아 수준’등의 막말로 대항하는 반 안철수 세력간의 언어 충돌은 유혈사태가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까지 한다.

그러나 원론 고수와 저지를 위한 막말은 대치 세력간의 확고한 진로 확인 차원이지 물리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으르렁 거림의 수준은 아닌것 같다. 이미 갈 길이 정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정서와 이념을 감안해야 하는 호남 의원들은 바른정당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이와달리 대권을 꿈꾸는 주류측은 중도, 보수개혁층과 손을 잡고 외연을 확장시켜야하기 때문에 탈호남이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다.

정당 선택의 고민은 호남출신 국회의원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입지자들도 어느 정당을 택해야 할 것인지, 골치가 아픈 난제다. 만약 국민의당이 쪼개진다면 호남 국회의원들 처럼 바른정당을 포기하는 길을 택할게 뻔하다. 그럴 경우 그들에게 남는 정당 선택 셈법은 복잡하다.
 
국민의당에 남아있을 것인지, 탈당할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으로 복당할 것인지, 세가지 갈림길에서 가슴 터지는 고민을 해야한다. 국민의당이 내년 선거때까지 존재한다 하더라도 호남 입지자들의 마음속 깊은곳엔 친정 민주당의 존재가 강렬하게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러브콜이나 자원 입당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할자 몇이나 될까.

호남 입지자들에겐 심각한 고민사안을 장난삼아 이야기한 것 같지만 결코 그게 아니다. 실제로 민주당으로 가고 싶어하는 호남 정치인들이 수두룩하다. 전략공천을 주면 금상첨화이고 경선의 기회만이라도 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치인은 당선이 지상 목표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지지율 독주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지지율 고공 행진은 당선 확률을 높힌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지지세가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정치인은 지지율이 높은 정당의 공천장을 바란다. 호남 입지자들이 민주당 공천을 바라는 건 보편적인 정치 본능과 같은 것이다.

민주당을 탈당했던 호남지역 시장, 군수들의 민주당 복당 소식도 간간이 들려온다. 민주당 깃발을 들고 당선되었다가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남이있는 케이스가 복당 대상이다. 원칙적으로 다른당에 들어가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는자를 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전남도지사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꾸준히 랭크되고 있는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민주당 입당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대선 전 장교육감이 안철수 후보를 초청 강연한 사실이 이적 표찰로 비춰져 ‘입당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민주당 복당조건 중 핵심은 무어라해도 경쟁력이다. 정당이 대권을 잡기위해 출범하고 당선 가능성 높은 인물을 영입하려는 것과 다를게 없다. 세를 불려나가야 할 집권여당이 당선되지 못할 사람을 복당시킬리 없는 것이다. 복당 심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몇차례 보류하는 등 뜸을 들인것도 경쟁력 있는 자를 위한 배려로 보아야 한다.

일종의 ‘복당쇼’를 하는 것이다. 집권당은 지자체장 한 석이 아쉬운 것이다. 당선 후 탈당한 인사를 다시 받아들인다면 아무리 경쟁력이 담보된다 해도 한번쯤은 부정적 평가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경쟁력이란 유권자들과 조직원들로부터 나온 신뢰와 역량평가가 절대적 기반이므로 경쟁력을 복당기준으로 삼는 것은 보편타당성을 갖는다.

전남에서는 김성 장흥군수와 강진 강진원군수가 민주당 복당이 이루어져 지방선거를 앞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들이다. 탈당했던 군수들을 다시 받아들일 때는 절대선인 당선 담보 조건을 충족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복당결정이 보류됐다가 지난 11월초 성사된 강진원 군수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판단이 선다. 선거결과야 투표함을 까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이기는 해도 예측도 무시할수 없는 선거전략 자료로 활용된다. 민선 6기 민주당 단수 공천으로 군수에 출마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강 군수는 탈당과 복당 이유는 단 하나라고 밝혔다.
 
‘강진군민의 이익과, 강진군의 발전’을 위해서다. 지난해 탈당할 당시 국민의당이 싹쓸이한 고립무원의 정치상황이었다. 이당 국회의원들의 협력을 이끌어야하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렸을 것이다. 배신프레임과 차기 공천 불가 족쇄를 감수하고 군발전과 군민 이익만을 생각하고 탈당의 길을 택한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용단은 아니다.

강 군수는 복당직후 강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복당이유와 목표를 거듭 강조했다. 강진군 발전과 군민 이익을 위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동료 입지자들에게도 위무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입지자들의 선의 경쟁을 하면 판이 커져 상대적 경쟁력을 키운다는 정치공학적 다짐도 강조했다.
 
강 군수의 말대로 군민들앞에서 공정하고 떳떳하게 경쟁해서 강진에 아름다운 정치문화가 정착되는 모범 선거판을 일구는 것도 못지 않는 복당의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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