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동쪽과 남문서 발견… 대규모 확인 최초 사례‘주목’
발굴 조사 결과 해자는 성벽 바깥쪽으로부터 약 11~17m 거리를 두고 만들어졌다. 해자 내부에서는 나막신, 목익(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나무 말뚝) 등의 목제유물과 조선 초기~후기로 추정되는 자기, 도기, 기와 조각 등이 출토됐다.
함정 유구는 전라병영성 남문 일원 해자 바깥쪽에 64기가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함정 유구들은 평면 형태가 지름 3.5~4.9m에 이르는 원형으로 깊이는 최대 2.5m이다.
바닥에는 끝을 쪼갠 대나무를 뾰족하게 다듬어 촘촘하게 꽂아놓은 죽창의 흔적들이 다수 발견됐다. 함정 유구는 해자 바깥쪽으로부터 약 6~8m 거리를 두고 해자와 나란하게 2~4열로 배치됐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발굴된 함정 유구가 다산 정약용의 ‘민보의’에 언급된 ‘함마갱’이라는 성곽 방어시설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함마갱은 사슴뿔 모양의 막대기인 녹각목이나 대나무 조각을 심은 뒤 잡초나 지푸라기를 덮은 함정을 말한다.
해자유적은 병영성의 동쪽과 남쪽에서 확인됐고 남문 옹성의 바깥쪽에는 해자를 건널 수 있도록 한 다리의 흔적도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발견으로 전라병영성은 국내 성곽 방어시설이 대규모로 확인된 최초 사례로 학계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윤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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