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락의 형태는 크게 일반단락과 특수단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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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0년의 산업혁명을 통하여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숱한 주장이 반복되어 왔으나,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줄인 사례는 전혀 없다. 1차 산업혁명 시기인 19세기 초 벌어진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과 3차 산업혁명 태동기인 1961년 타임지의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 예측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입증되었다. 80%의 농업인구가 2%가 되었으나, 78%는 실업자가 아니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전환되었다. 즉 지금까지의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의 증가로 근무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경향 2017.03.22>

무괄식 단락은 단락속에 소주제문이 명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풍경을 묘사하거나 대상을 설명할 경우 주제문 없이 글을 펼치고 숨은 의미를 독자들 판단에 맡기는 형태다. 글의 멋을 부리기 위한 방편이기도하지만 문장론을 전혀 알지 못해 저질러지기도 한다. 글을 쓰는 목적이 독자들을 이해시키거나 설득하려는 것이라면 반드시 소주제문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서 두괄식이 권장되고 있다. 독자 이해를 돕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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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주변에 첫 번 집회는 정보 부족으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그 뒤로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촛불시민이 한 명 있다.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도대체 왜 그렇게 빠지지 않고 나가냐”고. 그가 말했다. “우리 자식에게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에서 살도록 해주고 싶어서 그런다”고. 사실 필자도 해외 출장으로 불가피했던 두어 번을 제외하곤 촛불집회에 계속 참가했다. 난 어떤 마음에서였을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나중에 할머니가 되었을 때 손자·손녀에게 할머니도 그때 그곳에 있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고 더 나은 사회에서 그 아이들이 살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경향 20170302>

탄핵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무엇 때문에 촛불 시위에 참여하는 지에 대한 내용이 담긴 컬럼의 한 단락이다. 이 단락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이유에 대한 두가지 사례로만 꾸며졌다. 첫번째 사례는 자식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에 살도록 해주고 싶어서, 두 번째는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필자 자신도 정의로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걸 후손에게 증명해 주고 싶어서다. 지금은 가치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소주제문이 없다. 이럴 때 필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이 단락만으로 보면 가치있는 미래를 위해 집회에 참여한다는 메시지가 읽힌다. 전자는 정의와 공정, 후자는 더나은 사회가 핵심어다. 자식에게 보다 더 나은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해 또는 미래의 가치 구현을 위해 촛불집회에 나간다는 내용이 담긴 소주제문을 생각해봄직하다.

예를 들어 “일반의 생각과 달리 탄핵 목적이 아닌 미래세대 가치 구현을 위해 촛불집회에 나가는 사람도 적지않다”는 문장을 소주제문으로 맨앞에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미괄식으로 다음과 같이 수정 배치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일반의 생각과 달리 탄핵 목적이 아닌 미래세대 가치 구현을 위해 촛불집회에 나가는 사람도 적지않다”

단락의 형태를 크게 가른다면 일반단락과 특수단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반단락은 소주제문을 배치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뒷받침 문장을 나열하는 형태의 단락이다. 단락 속에 배치한 소주제문을 구체화하기 위해 상술, 합리화, 예시 등의 구체화된 뒷받침 문장이 활용된다. 그런데 글 가운데 이런 일반단락 외에 몇 개의 특수단락이 끼어있다. 서두와 마무리, 전환, 주단락과 종속단락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한 단락이 상술과 예시, 전제조건만으로 구성하는 특수단락도 있다.

이러한 기능별 단락을 구분할줄 알아야 독해와 요약의 효율성을 올릴 수 있다. 또한 글쓰기 전에 이루어지는 개요 작성때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독해와 요약이란 주장과 근거를 찾는 작업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별 단락을 가려내는 능력이 독해와 요약을 좌우한다할 수 있다. 일반이냐 특수냐 하는 구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기능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고 주장과 근거단락을 골라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주지단락은 글의 주제를 담은 중심단락이다. 주제의 중심 내용(사상)이 진술된다. 설명문에서는 핵심 내용인 요지, 논술문에서는 주장(결론)이 들어있는 단락이다.

<보기>
‘회의원을 100명 줄이겠다’는 대선 공약이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주장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폐쇄적인 지역주의 정당 정치를 뛰어넘고 진정한 정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의원 정수 확대를 통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정개특위 위원장은 ‘대한민국 100년의 정치 방향을 정하는 주춧돌을 놓는 중대한 임무’라고 정개특위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나눠 먹기가 아니라 ‘100년 주춧돌’이라는 역사의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혁신적 제도 변화를 기대해 본다.

비례대표제 도입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친 단락이다. 필자는 특정정당독점화들의 문제점과 의원정수 확대를 다른 단락에서 강조한뒤 주지단락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의원 축소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수 확대를 전제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줄기차게 주장한 것이다.

도입은 글의 문을 여는 구실을 한다. 글의 서두 또는 서론적인 부분이다. 독자의 관심을 유발하는 단락이기도 하다. 글에 따라서는 도입 단락이 없이 바로 일반단락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글의 첫 부분으로 제언이나 글을 쓰는 동기나 목적, 과제, 논점, 주제구분, 문제, 인용구, 사건 등을 제시한다. 서론 본론 결론이 있는 신문사설의 서론도 이에 해당된다.

<보기1>
금융위원회가 안심전환대출을 20조원 추가 공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출시된 지 나흘 만에 올해 공급한도 20조원이 거의 소진되자 부랴부랴 공급을 두 배로 늘린 것이다. 이 정도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지만, 자칫 부실을 키워 국가재정의 부담을 키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런 대책이 가계부채의 근본 해법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사설의 서론 부분이다.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한 안심전환대출이 국가재정을 압박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문사설에서는 서두에 문제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패턴이 일반화되어 있다. 여기에서처럼 재정부담이 우려되고 가계부채 근본해법인지 의문이다는 추상적 문제만 제기하고 구체적인 것은 본론에서 펼쳐진다. 이와 함께 실태 요약, 논점제시 또는 특정인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도 잦다.

보충은 상세화, 부연, 예시, 인용, 첨가 등 1개 단락이 이러한 한 가지 내용으로 채워진 단락이다. 이러한 단락은 주장과 근거를 강화하기위한 보조 단락 기능을 한다. 따라서 요약할때는 삭제된다.

<보기1.인용>
음악가들은 각기 자신의 악기(Instrument)를 가지고 있죠. 지휘자도 도구를 갖고 있지만 그것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없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지휘봉(Baton)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지휘봉은 낭만주의 시대보다 훨씬 이전인 바로크 시대에도 쓰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악단의 합주 자체가 정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자가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악단의 큰 과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휘자는 크고 무거운 나무봉으로 연주회장의 바닥을 쿵쿵 찧어 박자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독려했습니다. 이 때문에 음악사상 유명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1687년, 프랑스 왕 루이 14세의 궁정음악가였던 작곡가 장바티스트 륄리가 자신의 찬미가(Te Deum)를 지휘하다가 그만 이 크고 무거운 지휘봉에 발가락을 찧어버린 것입니다. 상처는 곪아 패혈증으로 이어졌고, 프랑스 고전가극과 발레의 개척자였던 륄리는 결국 지휘봉에 생명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동아2017.03.21>
 
지휘자의 지휘봉에 대해 설명한 글 가운데 크고 무거운 지휘봉을 사용했다가 변을 당한 지휘자의 사고사를 인용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지휘봉의 크기와 모형이 달라진 사실을 소개하면서 대형 지휘봉에 의해 사고사를 당한 내용을 끌어다 쓴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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