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사지석탑 청동수병 발견등

강진의 문화재 전시시설 절실 

청자축제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25일 오후, 1천년만에 해체복원 공사를 받던 월남사지 3층석탑 상부에서 청동수병이 발견됐다. 불현듯 나타난 이 소중한 문화재에 각계의 반응이 뜨거웠다.
 
즉각적으로 문화재청 사람들이 달려 내려왔고,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불교 조계종 총무원 간부들이 월남사지 3층석탑으로 몰려와 비상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때 마찰을 빚었던 부분이 청동수병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것이었다.

참석자들은 1천년 이상 탑속에 있었던 수병을 보존처리해야 한다는 것에서는 생각이 일치했으나 그후 어디에 최종 보관해야 하느냐를 놓고 나중에 협의하자는 문화재청의 의견과 추후 강진 반환을 지금 문서화 해야 한다는 불교 조계종과 주민들의 의견이 충돌했다. 결국 조계종과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보존처리 후 강진으로 반환한다는 것을 문서화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훗날 강진으로 올 경우 어디에서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 또는 최종 감정결과 보물급이상의 가치가 나올 경우 그 격을 어떻게 하고 어떤 장소에 보관해야 하는지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이다. 이런저런 고민들이 오갈 때 각계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뜻을 같이 한게 있었다.

“강진에 역사박물관이 있다면 쉽게 해결될 일 아닙니까”
강진에 강진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보존 전시할 시설이 있다면 청자수병의 경우 강진으로 오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지금까지는 발굴문화재의 경우 국가가 한번 가져가 버리면 완전히 국가에 귀속돼 버렸지만 지금은 현지 귀속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그러나 현지에 해당 문화재를 보존할 시설이나 적절한 장소가 없으면 불가피하게 국가에 귀속돼 국립 박물관 수장고에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강진역사박물관의 필요성이 갈수록 중요시 되고 있다. 강진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보존 전시하고 강진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진은 발굴 문화재의 소유권에 대해 다른 지역보다 뼈아픈 역사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다. 1960년대 초반부터 강진 대구면과 칠량면 일대에서 발굴된 수많은 청자유물들이 국가에 귀속돼 국립박물관의 수장고 속에 들어가 있다.

이것들을 강진에서 행여 전시라도 하려면 임대라는 대단히 불합리한 절차를 밟고 있다. 당시에는 국가 귀속이 관행이었지만 지금은 발굴문화재를 되도록 현지에 보존 전시한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강진역사박물관이 있으면 이런 문제들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역사박물관은 청자와 같은 발굴문화재만 전시하는 곳이 아니다. 이번에 전남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병영 박약국 문적이나 강진의 여러 집안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문화재들도 장기적으로 강진 역사박물관에서 체계적으로 영구 보존 전시해야 할 것들이다.

현재 문중의 주요 자료들은 대학박물관과 같은 다른 기관에 기증해 강진을 떠난 것들이 많고 그나마 강진에 남아 있는 것들은 나무박스나 창고에서 습기속에 썩어가고 있는 것들이 상당수다. 이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 소실되거나 소멸될 위험성이 크다.

또 각종 행정 자료라든가, 민선 군수의 업무 자료, 마을의 동계 책자, 각종 역사기록들도 강진역사박물관이 지켜주고 보존해야 할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각계 전문가들은 “강진은 어느지역 보다 역사적 흔적이 많아 이것들을 잘 추슬러 보존할 경우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고 미래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며 “재정적인 부담이 뒷따르겠지만 역사박물관을 지금이라도 추진하는게 강진의 미래를 생각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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