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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병이 술병이 아니었네… 꿀도 넣고 참기름도 담았네'준(樽)에 진유(眞油)넣어 보낸다’
주희춘 기자  |  ju@n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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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3  1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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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에 담은 참기름, 꿀 상품화 어떨까
청자에 넣은 물, 맛 좋다는 기록도

   
고려시대 참기름을 담아 보낸다는 목간이 붙어 있었던 연꽃무늬 매병(좌측)과 꿀을 담아 보낸 국화모란버들갈대대나무무늬 매병. 
청자속에 담긴 참기름의 향기는 어떠했을까. 청자속에 넣은 꿀맛도 매우 궁금하다. 요즘에도 참기름은 두홉짜리 소줏병에 담기 일쑤이고, 아무리 좋은 꿀단지도 두꺼운 유리병 이상을 넘지 못하지만 고려시대 수도 개경의 귀족들은 참기름과 꿀을 청자 속에 넣어 놓고 먹었다.

그것도 강진에서 만든 최고급 청자에 강진 일대에서 생산된 참기름과 꿀을 먹었으니 대단히 호사스러운 음식을 즐겼던 셈이다.

청자축제가 한창인 요즘, 청자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매병에 담긴 역사 이야기’에 가면 입구 바로 왼쪽에 재미 있는 매병을 구경할 수 있다. 자칫 지나치기 쉽지만 옆에 조그맣게 적어져 있는 설명이 눈길을 끈다.

이 청자는 ‘국화모란 버들 갈대 대나무무늬 매병(이하 국화모란 매병)’과 ‘연꽃무늬 매병’이다. 두 매병은 2010년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 마도에서 발견된 ‘마도2호선’에서 인양된 것이다.

마도2호선에서는 쌀, 조, 메밀 등 곡물류와 함께 도자기 74점, 오늘날의 화물표에 해당하는 목간과 죽찰이 58점 들어 있었다.

마도2호선은 목간에 전북 고창 장사현(長沙縣), 정읍 고부군(古阜郡)이라는 발송지가 확인돼 곡물이 전북 지역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청자의 경우 그 질로 봐서 12세기말~13세기초 대구 사당리나 부안군 일대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화모란 매병과 연꽃무늬 매병에는 오늘날 택배 화물표에 해당되는 죽찰이 매달려 있었다. 국화모란매병의 죽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감청자 매병과 함께 출토된 죽찰의 앞면에는 ‘중방도장교오문부(重房都將校吳文富)’라는 8자, 뒷면에는 ‘택상진성준봉(宅上眞盛樽封)’이라는 6자의 묵서(墨書)가 쓰여 있다. 죽찰의 내용은 ‘준(樽)에 참기름[眞油]을 담아서 중방 도장교 오문부에게 올린다.’는 것이다.

당시 매병을 ‘준’으로 명명했으며, 참기름과 같은 음식물을 담는 용도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연꽃무늬 매병의 내용도 재미 있다. 죽찰의 앞면에는 8자, 뒷면에는 7자의 묵서가 확인되었다. 앞면에 ‘중방도장교오문부(重房都將校吳文富)’는 중방에서 도장교라는 무관직을 맡은 오문부라는 수취인을 표기한 것이다.

뒷면에 ‘택상정밀성준봉(宅上精蜜盛樽封)’은 ‘준(樽)에 좋은 꿀(精蜜)을 담아 올린다’는 내용이다. 당시 개경에 있는 중방 도장교 오문부에게 청자 매병에 좋은 꿀을 담아 올렸던 상황을 알 수 있다.

2010년 마도2호선에서 발견된 목간 내용은 매병의 용도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매병은 술을 담는 용기로만 사용됐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었다. 그러나 마도2호선 발굴 결과 꿀이나 참기름과 같은 고급 액제도 담아 유통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고려시대 사람들이 참기름이나 꿀을 청자에 담았던 것은 단순히 내용물을 저장하는 의미만 있지 않았을 것이다.

청자에 참기름이나 꿀을 넣어 놓으면 맛이 좋아지거나 하는 기능성 차원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실제 청자에 물을 넣어 놓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청자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매병에 담긴 역사 이야기’에 나온 매병 두점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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